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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지혜를 주는 27가지 이야기
하인츠 야니쉬 지음, 이미화 옮김, 젤다 마를린 조간치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남녀차별이 태어나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육아 환경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있다. 남자 아이에게는 남성성을 강요하고 여자 아이에게는 여성성을 강요하는 사회 환경 때문에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달라진다고 한다. 또 사회가 바라는 남성상과 여성상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그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런 이야기 때문인지 근래에는 아들과 딸을 구분하는 제목의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양성 평등에 대한 주장이 강한 만큼 책에서도 그런 추세를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굳이 ‘아들에게’라는 수식어를 가진 이 책이 더욱 궁금했다. 나는 아들과 딸이 모두 있지만 성별이 다르다고 해서 각자에게 다른 가치를 교육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과 남성이 무조건 같다는 입장도 아니다.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이 둘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책에는 도움, 도전, 지혜, 모험, 용기, 행복, 사랑, 나눔이라는 여덟 가지 주제에 맞춰 27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이야기들은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들이나 그림형제의 동화들이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그저 재미로 읽었던 이야기 속에 이런 주제 의식이 있었음을 새롭게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남자 아이들이 가지길 바라는 여덟 가지 가치는 굳이 남자 아이라서 더 갖추어야 할 항목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덕목이다. 따라서 이 책이 ‘아들에게’라고 한정지어 놓은 것은 이야기의 소재가 대결이나 모험이거나 등장인물이 남성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여자 아이들이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아이들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엉뚱한 행동을 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헛웃음만 자아내는 텔레비전 어린이 만화나 게임 스토리 만화책에 빠져 있는 아이들이 이런 옛이야기 책들을 많이 읽어서 인생의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짧은 이야기들 모음이어서 하루 한 편씩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