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얼굴의 루비
루비 브리지스 지음, 고은광순 옮김, 오정택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했지만 미국 내의 흑백 인종 차별은 그 후로도 지속돼서 학교나 거주 지역에서 흑인과 백인이 분리돼 생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학교에서 흑백 통합이 제기되기 시작하던 때의 이야기다.

  주인공 루비 브리지스는 미국 남부에 있는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흑인 구역에 살고 있었다. 루비가 6살이던 1960년 미국에서는 인권운동이 막 시작되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는 미국의 인권 투쟁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흔히 흑인이라 불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미국인으로서 여느 백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게 된 시기다. 흑인과 백인의 구별 없이 함께 다닐 수 있는 흑백 통합 학교에 대한 요구도 이 투쟁에서 중요한 문제였다.

  루비 브리지스는 흑백통합학교법에 의해 처음으로 백인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네 명의 아이 중 한 명이었다. 세 아이는 같은 학교에 갔는데 루비만이 다른 학교에 배정받았다.  당시에는 흑백통합교육에 대한 백인들의 반발이 무척 거셌고(KKK가 세력을 떨칠 때였다) 시위도 많았기 때문에 루비는 경찰관들의 보호를 받으며 학교에 다녔고 1년 동안 수업도 백인과 분리된 채 혼자서 받았고, 학교 식당에도 가지 못했다.

  이 글은 이렇게 힘들게 교육을 받았던 루비가 성인이 되어서 자기가 유년시절에 겪었던 일이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새로운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된 이야기다.

  사실 루비는 자기의 초등학교 입학이 대단히 의미 있는 사건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평범한 학생으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우연히 자신이 경찰관의 보호를 받으며 등교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그림은 놀먼 락웰의 그림으로서 <우리 모두가 갖고 살아가는 문제>라는 제목이었다. 화가는 당시 미국의 유명했던 작가 존 스타인벡이 그의 작품 <찰리와 함께한 여행>에 기록해 놓았던 루비 브리지스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서 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루비는 그 그림을 본 뒤 자기가 역사적인 일에 동참했었음을 알게 되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깨닫는다. 그 후 루비는 지역 학교 개선 사업을 참여하고 있고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흑백 통합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강연을 다닌다고 한다.

  책 뒤에 실린 루비의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는 내게 다가오는 모든 일이 저마다 다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나는 그 의미를 놓치지 않도록 소중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여러분도 그저 한 흑인 아이의 특별한 경험이라고만 여기지 말고 내 눈을 통해 바라본 진실을 머리와 가슴으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이런 노력들이 거름이 되어 세상은 바른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이렇게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노고를 본받고자 애쓰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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