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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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표지처럼 자연과의 교감과 싱그러움 그리고 활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그리고 김용택 선생님의 글이라는 글자가 섬진강을 문득 떠오르게 하는 책이었다.

  한때 나는 김용택 선생님이 재직하셨던 전북 임실군에 있는 덕치초등학교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그 분이 쓰셨던 <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와 같은 동시집과 덕치초등학교 아이들의 동시를 모은 동시집을 보면서 자연 속에서 선생님의 시와 좋은 가르침을 벗 삼아 신나게 살고 있는 산골 아이들이 몹시 부러웠기에 내 아이에게도 그런 행복한 추억을 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잠시나마 전학을 꿈꾸기도 했었다.

  항상 김용택 선생님 하면 동시와 초등학생이 떠올랐기 때문에 이 분이 가졌던 많은 생각들과 생활 이야기들을 시와 수필로써 순순히 풀어 놓은 이 책 속에 실린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세상에 대한 쓴 소리가 나왔을 때에는 다소 낯설기도 했다. 이 분이 문인생활을 동시 작가로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시인으로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책에는 그가 자신의 모교이기도 했던 덕치초등학교에서 38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님답게 아이들과 자연을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았고 아이들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가 교사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털어놓은 글도 실려 있는데 아주 재미있다. 이래서 인생은 묘한 것이며, 시인 말마따나 ‘계획 없는 인생은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계획 없는 인생이라고 폄하했지만 그의 삶 속에서 나는 행복과 향기를 느낀다. 평생을 이렇게 산다면 아주 행복할 것 같다. 왜 그 분에게서는 산다는 것이 이렇게 쉽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걸까? 그 비결을 책 속에서 찾았다.

  내가 느낀 그만의 행복의 비결은 이 책의 ‘공부’라는 글에 적혀 있다. ‘훌륭한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정성을 다한다. 겸손하고 매사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너그럽고 조심스러워한다.....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사람들이 섬진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이다....세상을 사랑하는 아름답고 고귀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시인정신을 놓지 말아야 한다’라고 씌어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를 언제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 그리고 아이들의 시심을 일깨우는 멋진 사람으로 만든 것 같다. 하지만 시인은 자기의 스승으로 아이들을 가리켰다. 아이들이야말로 자신의 고단한 인생의 길을 환하게 밝혀준 스승이었다고 고마움과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제 시인은 그가 사랑했던 덕치초등학교를 떠나왔다. 그는 2008년 8월 29일에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교단을 내려왔다고 한다. 누구든 자신의 일생의 과업을 마치면서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을까?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가 만났던 사람들을 사랑한 사람만이 가능할 일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겠다. 아무튼,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었던 섬진강의 시인 김용택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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