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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ㅣ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클로디아의 비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서 읽었다. ‘비밀’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거나 ‘너한테만 하는 말인데’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면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뉴베리상 수상작인 만큼 재미는 보증한다.
클로디아의 비밀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비밀이라 이름 붙이는 자잘한 비밀이 아니라 거창한 비밀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전시돼 있는 천사상에 관한 비밀이다. 이 천사상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프랭크 와일러 부인이라는 골동품 수집가에게서 225달러에 구입했는데 미켈란젤로의 진품이라는 설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인 작품이었다. 조각상에 대한 이런 기사가 신문에 보도되자 미술관은 천사상을 보러온 관람객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사남매의 장녀이자 유일한 딸인 클로디아는 깔끔하고 불편한 것을 싫어하며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6학년 여자 아이다. 그녀는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모범생이지만 집에서는 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는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이 지켜워서 클로디아는 가출을 계획한다. 준비성이 뛰어난 클로디아는 세 동생 중 짠돌이인, 그래서 용돈을 가장 많이 모아놓은 3학년짜리 제이미를 끌어들여서 함께 가출에 성공한다.
클로디아는 지금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기 위해 가출을 계획했는데, 우연히 미술관에서 천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그 작품이 진품이라는 것을 밝혀내서 영웅이 돼서 집에 돌아갈 것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 도서관에서 미켈란젤로와 관련된 자료도 찾아보고 궁리를 해보지만 실패를 한다. 하지만 클로디아는 프랭크 와일러 부인을 만나게 됨으로써 그런 영웅적인 행위를 하지 않아도 사람이 달라질 수 있게 됨을 알게 된다. 마음속에 남과 다른 비밀을 간직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프랭크 와일러 부인도 그런 비밀을 즐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는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클로디아와 같은 거창한 비밀은 갖지 못하더라도 나한테 힘이 되는 비밀 하나쯤은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용돈을 모아서 두둑한 비상금을 모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고 남한테 공개하지 않은 악기 연주 실력이라든가 멋진 그림 솜씨 등의 비밀이라면 좋을 것이다. 장기자랑에 나와서 숨은 재능을 뽐내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멋지고 부러운가? 그런 것도 그들에게는 비밀이고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