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파랑새 청소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예령 옮김, 박형동 그림 / 파랑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학교에 다닐 때는 누구나 학교 가는 날 아침마다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을 것이다. 이때에는 얼마나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고 방학을 애타게 기다렸던가? 학교에 가기 싫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어서거나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륄라비도 시월 중순의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아버지는 먼 나라에 가 있고 어머니는 사고를 당해 병석에 누워 있다. 혼자 있고 싶었던 륄라비는 바닷가로 간다. ‘일인용 바닷가’같다고 생각한 그곳에서 아빠에게 편지도 쓰고, 수영도 하며 마음껏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우연히 바위 위에서 ‘나를 찾아오시오’란 글귀를 발견하고, 그것을 따라가면서 '용기를 잃지 마시오!'나 '아마도 물고기 꼬리로 끝날 일'(우리말로 '용두사미'나 '허탕'에 해당하는 표현)이라는 글귀를 발견하고 카리스마라는 문패가 달린 그리스식 집도 만난다. 한 소년도 만나지만 륄라비는 나름대로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며 보낸다. 하지만 이런 자기만의 시간도 이방인의 등장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그 뒤부터는 륄라비는 바닷가가 아니고 거리를 쏘다니게 되고, 이런 륄라비에게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은 학교로 오라고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륄라비에 대한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대응이 매우 대조적이다. 교장선생님은 륄라비에게 훈계를 하면서 남자 친구와 다니지 않았다며 남자의 이름을 대라고 한다. 륄라비가 부인을 해도 곧이들으려 하지 않는다. 반면 물리를 가르치는 필립피 선생님은 륄라비가 바라본 자연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다. 필립피 같은 선생님만 있다면 아이들이 참 행복할 것 같다. 필립피 선생님은 물리는 자연의 학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륄라비도 바다를 바라보면서 물리의 법칙들을 떠올린다.

  아이들도 가끔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어른들도 그렇지 않은가? 하던 일을 놓아두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때가 말이다. 륄라비에게는 아리엘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아리엘은 투명하고 가벼운 공기의 요정을 뜻한다. 가끔은 공기의 요정처럼 모든 곳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세상을 만끽하고 싶은 때가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자신이 있었던 자리로 되돌아와야 된다는 것도 있지는 말아야겠다. 륄라비(lullaby)가 영어로 ‘자장가를 불러주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륄라비의 이야기를 통해 속박에서 한 번쯤 벗어나고픈 모두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함인 것 같다.

  이 책의 작가 J.M.G.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서, 2008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는 <성스러운 세 도시>, <황금 물고기>, <하늘빛 사라들>이라는 작품을 냈는데, 지배적인 문명 너머 또 그 아래에서 인간을 탐색한 작가라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이 책의 주제도 그런 평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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