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에서 찾은 행복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7
루디 스코치르 그림, 이반 비즈야크 글, 노은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산에 사는 양치기들은 너무 심심할 것 같다. 몇 달 전에 본 행복하지 않은 어린이들에 대해 적어 놓은 책에 남미의 고산지대에 사는 양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들의 소망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외롭고 심심할까? 무엇에서 행복을 찾을까? 이 이야기를 읽으니 그 아이들 생각이 났다.

  산에서 양을 돌보는 아이는 마을 축제에서 제비뽑기를 해서 비둘기가 당첨된다. 새장을 받은 아이는 너무나 기뻐 그 조그만 새장 안에 자기의 모든 행복이 들어 있는 것만 같다. 책에 실린 표현 그대로인데, 그 기쁨이 어느 정도인지 아주 잘 적어 놓았다.

  그런데 집에 비둘기가 많은 빅터가 그 비둘기는 자기 집에서 경품으로 내놓은 비둘기이고, 그동안 경품으로 나갔던 비둘기들이 모두 자기 집에 되돌아왔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듣고 양치기 아이는 비둘기를 지키기 위해 자기만의 비둘기 우리를 따로 만든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와 함께 살던 옛집을 생각했다. 그 때도 아이는 비둘기를 쫓아다녔는데,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비둘기는 행복하고 같단다. 그 행복이 네 몫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쫓아다녀도 잡히지 않는단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생활은 그 때의 행복한 생활과 거리가 먼 데 그에 대한 이유는 책에 나오지 않는다.

  아이는 비둘기를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손에 있는 비둘기를 보면서 이제는 행복이 자신에게 웃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달라질 것이고 모든 게 새로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자신이 만든 새 집에 비둘기를 넣는다. 그런데 새장에 갇힌 비둘기가 슬퍼 보인다. 이제는 비둘기가 옛집을 잊었겠지 하면서 밖으로 내놓는 순간......

   아이에게 생각이 시간이 다소 필요했다. 이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책을 보시라. 그러다 아이는 깨닫는다. 빗줄기도, 주인의 회초리도, 목동의 무관심도 묵묵히 참아내는 양들이 보면서, 아무리 작은 행복이라도 모든 행복은 비둘기집처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날 이후 아이는 쓸쓸한 목초지에서 종종 행복을 느낀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늘 큰 행복을 얻진 못해도 내 힘으로 자그마한 행복의 샘을 찾는 법을 익힌 덕분이라면서.

  아이가 무척 대견하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때 무척 힘들었을 텐데 잘 극복해내니 말이다.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전해주는 글이었다. 그림책치지고 무겁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어서 작가를 보니, 비즈야크는 슬로베니아의 작가로서 다섯 살 때 엄마를, 열 살 때 아빠를 잃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지고 이야기를 짓는다고 한다. 양치기가 작가 자신이었을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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