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고 소리 푸른숲 어린이 문학 16
문숙현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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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문고의 유래에 대해 이런 환상적인 생각을 해내다니 놀랍다. <삼국사기>에 실린 거문고에 관한 기록을 보면, 중국 진(晉)나라에서 보내온 칠현금을 고구려의 왕산악이 본래 모양은 그대로 두고 부분적으로 고쳐서 만든 악기라고 나와 있다고 한다. 거문고는 오동나무와 밤나무를 붙여서 만든 울림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6줄을 매고 술대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이런 거문고의 유래를 아름다운 샘물이 흐르고 그래서 사람들의 성정도 유순한 가우리 나라와 항상 물이 부족해 물을 찾아 칼과 창으로 무장하고서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허허벌판 나라의 이야기로써 들려준다. 가우리는 고구려의 순우리말로서 ‘세상 가운데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허허벌판 나라는 이름처럼 사막에 있는 나라여서 물 때문에 항상 고통을 받는다. 한편 그곳과 이웃하고 있는 나라 가우리는 항상 맛있는 샘물이 나오는 살기 좋은 곳이다. 허허벌판 나라에서는 물 부족이 더욱 심해지자 가우리 나라에 쳐들어올 빌미를 마련하기 위해 칠현금이라는 악기를 보낸다. 하늘신을 섬기고 노래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가우리 나라에서 만약 이 칠현금을 완벽하게 연주해내지 못한다면 형의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트집 잡아 쳐들어오기 위함이었다.

   가우리의 악사장 해을이 처음 보는 칠현금을 안고 연주법을 알아내지만 제대로 연주하지는 못한다. 이에 해을은 책임을 통감하며, 칠현금이 제대로 연주되지 않은 것은 나라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악기 또한 제대로 울리기 위해서는 그 나라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고 말하며 칠현금을 가우리 나라에 맞는 악기로 만들기 위해 궁을 떠난다.

   해을은 나무와 이야기와는 비범한 소년 다루를 만나고 가우리 나라만의 칠현금을 만들어낸다. 왕은 이 악기에 ‘하늘신의 악기’란 뜻에 ‘검고’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실제로 거문고라는 말은 고구려금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감고(가뭇고) 또는 검고(거뭇고)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거문고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검고는 가우리 나라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악기는 되지 못한다. 악기를 만드는 데 실패한 해을은 감옥에 갇히고, 다루는 칠현금의 비밀을 찾기 위해 허허벌판 나라로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난다. 이때 허허벌판 나라는 칼과 창으로 무장하고 가우리 나라에 쳐들어온다. 하지만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어떻게 음악이 두 나라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었는지는  책을 보시라.

  거문고 소리,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서 아쉽다. 딸이 가야금을 배워서 가야금 소리는 귀에 익숙한데, 가야금과는 줄 수도 다르고 연주법도 다른 거문고 소리는 울림이 더 컸던 것 같은데 그 이상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악기는 참 오묘하다. 똑같은 모양이라도 어떤 재료로 만드느냐, 또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그 소리가 사뭇 달라진다. 왕산악이 중국에서 들어온 칠현금을 고구려화시켰을 때에는 이 책에서처럼 고구려 사람들의 감흥에 맞는 악기로 바꾸기 위해서였을 것 같다.

  이렇게 우리의 전통악기의 유래에 대해 놀라운 상상력을 덧붙여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다니 놀랍다. 앞으로는 거문고 소리가 귀에 잘 들어올 것 같다. 이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그리고 삽화가 매우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다. 마치 거문고 소리를 들었을 때의 마음의 울림을 반영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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