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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편지 왔어요 ㅣ 작은걸음 큰걸음 5
조 외슬랑 지음, 정미애 옮김, 클레르 프라네크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07년 8월
평점 :
나도 어렸을 때 할머니와의 교감이 별로 없었고 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서로 얘깃거리가 없고 그렇다 보니 친척이라는 명분 때문에 왕래하게 되지 더 이상 친밀감이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문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편지가 그런 문제를 싹 해결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시도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나벨은 컴퓨터 자판 연습을 하기 위해 증조할머니께 편지를 쓴다. 다리가 불편하신 할머니께 편지를 쓰면서 할머니에 대한 걱정과 자신의 학교생활과 자신의 감정들에 대해 적어 보낸다. 그러면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루시아와 헤어지게 된 일에 대해 조언도 구하고 역사 시험에서 포로로 죽은 사람의 이름까지 암기해야 돼서 너무 어렵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이런 아나벨에게 할머니는 전쟁 때문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오빠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그렇기 때문에 전쟁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늘 기억해야 함도 알려주고, 할머니 역시 어렸을 때 젤리아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화해하지 못하고 영영 헤어지는 평생의 한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주면서 친구에게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아나벨은 처음에는 그냥 컴퓨터 자판 연습을 위해 증조할머니께 글을 썼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할머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가게 되고 할머니의 지혜도 배울 수 있게 되자 할머니께 편지를 쓰는 것이 생각해 해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된다. 급기야는 글 쓰는 것까지도 좋아져서 작가의 꿈도 꾸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조언대로 루시아와도 화해를 하고. 나중에는 할머니가 바라셨던 대로 직접 손으로 쓰는 정성이 담긴 편지를 할머니께 보내기도 한다.
글이 아주 재미있다. 자기 최대의 비밀인 루시아의 일을 할머니에게만 알려드렸는데 답장 편지에서 할머니가 아무런 말도 없자 아나벨이 투정부리는 것, 그리고 맑은 날 주말에 영화 타이타닉을 보러 간다는 아나벨에게 그렇게 좋은 날에 어두침침한 곳에서 그러잖아도 세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고를 보러 영화관까지 가는 것은 무어냐는 할머니의 말씀 등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아주 즐겁게 읽으면서 할머니가 주시는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상큼 발랄한 아나벨이 마음이 성숙돼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