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씨 - 최명란 동시집
최명란 지음, 김동수 그림 / 창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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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란 시인의 동시집이다. 어쩌면 어른이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해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주변을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 글이 가득하다. 지난달에, 엄마들이 아이들과의 생활 속 대화를 기록하는 마주이야기 활동을 통해 얻어진 아이들의 글 모음집을 보았는데, 거기서 봤던 것과 같은 아이들만의 놀라운 시각과 생각과 이 동시집에도 가득하다. 나도 시인의 이런 점에 놀랐는데, 책 뒤에 실린 정호승 시인의 이 시집에 대한 평에도 이런 점을 극찬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만큼 세상을 순수하고 재미난 시각으로 바라본 글들이 많다.

  우선 제목이 된 수박씨를 예로 들어보겠다. 하품하는 입속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해 놓았을까 싶다. 앞으론 수박통만 보면 이 시와 아이 입속이 떠오를 것 같다.




   수박씨




아~함

동생이 하품을 한다

입 안이

빨갛게 익은 수박 속 같다

충치는 까맣게 잘 익은 수박씨




  또 엄마의 사랑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커지는 것으로 비유한 ‘나는 초승달’이라는 시도 참 좋다. 또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서 주사실에 주사 맞으러 들어가는 모습을 포로에 비유해 놓은 ‘감기’라는 시도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 이 시집은 아이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물과 생활을 대상으로 쓴 짤막하면서 기발한 표현의 시들을 들려준다. 그런 것 보면 시가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렇지만 막상 지어보려면 엄청나게 어렵지만......

  아이들이 평상시에 하는 말들도 귀담아 들어보면 이 시집에 실린 시 같다. 자라면 자랄수록 그런 시심이 없어지는 것이 문제지만....아무튼 이 책은 시는 거창하고 별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의 발견이자 관찰임을 들려준다. 다음에 소개하는 시 ‘부끄럼’처럼.

  

  부끄럼

비빔밥 그릇은

부끄럼이 참 많아요

밥을 다 먹고 나도

얼굴이 빨개요




  이런 좋은 동시집 선물 참 좋을 것이다. 재미도 있으면서 생각이 쑥쑥 자라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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