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 - 흙을 구운 조각가 어린이미술관 10
조은정 지음 / 나무숲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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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와 함께 우리나라 화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외국 화가들에 대해서는 제법 많이 알면서도 국내 작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어서이다. 이번에 읽는 책은 테라코타를 주로 만든 조소가 권진규다.

  권진규는 1922년 함경도 함흥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광산이 있던 춘천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미술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미술가는 천한 직업이라고 여겼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형을 따라 일본 도쿄에 갔던 1942년 스물한 때에 비로소 미술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젊은이들을 강제로 군수품 제조 공장으로 끌고가던 시절이라, 1943년에 권진규도 비행기 공장으로 끌려가 기계부품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권진규는 도저히 그 일을 참을 수 없어 도망쳐 고향에 와서 숨어 지내게 된다.

  1945년 해방이 되어야 방공호에서 나온 권진규는 서양화가 이쾌대가 운영하던 성북회화 연구소에 다닌다. 그러다 일본에 있던 형이 폐렴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에 갔지만 형은 곧 세상을 뜬다. 그는 홀로 일본에 남아 1949년 가을에 무사시노 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하고, 이 학교에서 배운 테라코타 기법을 작품에 활용하기 시작한다. 테라코타 기법은 흙으로 빚은 것을 낮은 온도에서 재빨리 구워냄으로써 진흙의 빨간빛을 살린 조소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그는 조각도 많이 했는데, 조각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리석보다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화강암을 주로 이용해 조각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 후 1957년 아버지가 작고하신 뒤로 귀국한다. 그 뒤에는 나무그릇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법인, 옻나무의 즙을 발라 말리는 건칠기법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동물을 좋아해서 고양이, 말, 소, 양, 뱀 등 많은 동물들을 테라코타로 만들었고, <희정>, <영희><지원> 등 소녀들을 모델로 한 작품도 많이 만들었다. 아이들이 조물락조물락 가지고 놀던 흙으로 자연스러운 동물의 모습을 만들고 사라의 얼굴도 만들던 권진규는 1973년에 생을 마감한다.

  권진규라는 예술가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생전 처음 알게 되었다. 그의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작품도 본 적이 없었지만, 그의 작품들이 모두 다 친근한 느낌이다. 아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이고 사람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바로 이런 친근함이 우리나라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인 것 같다. 최근 내가 도예를 배웠기 때문에 더욱 더 작품을 눈여겨보게 된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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