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차 미카 어른을 위한 동화 13
안도현 글, 최성환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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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학년인 아들의 2학기 국어책에 이 미카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들 국어책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아이들용 동화인 줄 알았는데, 안도현 작가의 어른을 위한 동화였다. 안도현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많이 쓴 작가다. 짧고 재미있으면서도 우화적인 내용을 통해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앋. 이 책도 역시 그렇다. 감동적이며 교훈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미카는 1899년 노량진-제물포 간 경인선에 첫 모습을 드러낸 뒤에 1973년까지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던 증기 기관차 중 최후의 기관차다. 증기기관차들이 그들보다 훨씬 속력이 빠른 디젤기관차들에게 밀려 철로에서 사라지면서 많은 것들이 고철로 녹아 없어졌고 몇 대만이 전시용으로 남았는데, 그렇게 남은 증기기관차 중 하나가 바로 미카다.

  이 글은 손자와 철도박물관에 갔던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기차 기관사였을 때, 자신이 몰았던 기관차 미카와 재회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미카를 타고 경성에서 신의주까지 달렸던 이야기, 만주벌판을 달렸던 이야기, 운행 중에 갑자기 증기기관차가 멈추는 바람에 할아버지가 기관사 자리에서 쫓겨날뻔한 이야기, 빠르다고 으스대던 디젤 기관차에게 미카가 빠른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해주었다는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미카의 이야기는 그저 뭐든 빨리빨리 하려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러잖아도 ‘빨리빨리’에 지친 현대인들 중에는 또 다시 ‘느리게 사는 것의 즐거움’이나 ‘단순하게 사는 즐거움’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예전에 우리 선조들이 살았듯이.

  디젤기관차처럼 우리는 앞만 보고 빨리 달려오느라 곁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바쁜 삶을 살아왔다. 빠르고 편한 것도 좋지만 그게 마냥 좋은 것만을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어떤 일에든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우리가 어느 것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겠지만, 쫓기듯이 사는 것보다는 세상을 누리면서 사는 삶이 좋지 않을까? 이 책은 ‘빨리빨리’란 말이 입에 붙은 내게 할 말이 많은 책이었다.

  또한, 이 책에 쓰여진 대로 과거에는 경의선 기차들이 신나게 달렸을 역들을 빨리 우리나라 기차가 달려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어르신들은 이 책을 보면서 그 시절을 추억하며 눈시울을 붉히실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너무 빨라져 정신이 없어진 이 세상이 조금만 느리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도 생길 것 같다. 쉬어가는 지혜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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