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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평점 :
<침이 고인다>는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다. 뭔가 먹음직한 것을 보았을 때, 무엇인가 잔뜩 기대를 하게 될 때 침이 고이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도대체 어떤 때를 말하는 것인가 기대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김애란이라는 작가의 이름도 낯이 익은 것 같기도 했고. 작가는 2002년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라는 작품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인천 출신이다.
그래서 곳곳에 인천과 1호선 전철역 얘기들이 나온다. 친숙한 곳이 나오니 더 정감 있고 흡입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야기는 슬프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인생들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도도한 생활> <침이 고인다> <성탄 특선> <자오선을 지나갈 때>, <네모난 자리들><플라이데이리코더>라는 8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변변한 일자리를 못 잡아서 고시원이나 독서실을 전전하거나 근근이 원룸에 살고 있는 인생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은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으나 신분이 크게 달라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취업 준비생, 재수생, 아르바이트생, 변두리 학원 강사들이 나온다. 그런 사람들이 편안하게 밤을 보낼 만한 곳처럼 갖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후기에 보니 이 작가는 ‘방’이라는 공간에 연루되어 있는 개인의 서사를 다룬다고 적혀 있다. 집과 달리 방은 개인의, 혹은 개별성의 상징 공간이다. 방은 휴식, 내밀성, 은밀하고 사소한 행복을 뜻하는 공간이다. 이런 자기만의 공간조차도 가질 수 없는 절실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된 20대의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우울한 상황을 고발하면서 작은 방들을 처절하게 입사식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참 슬픈 현실이다. 모두 다 빨리 그런 방에서 나와 자기만의 확트인 공간을 가져보길 희망해 본다. 결혼을 한 사람들에게 큰 과제가 내 집 마련이듯, 이제 곧 독립적인 생활을 준비하는 본격적인 성인들에게 가장 큰 과제는 내 방 마련인 것 같다. 캥거루족 같은 웃기지 않는 종족 명칭이 등장하는 일이 더 이상 끝났으면 좋겠다. 아주 어려운 문제겠지만. 그리고 아무리 작은 방이라도,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꿈을 꿀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침이면 항상 해가 뜨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