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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지리공부 - 구석구석 우리 땅 이야기 ㅣ 맛있는 지식 도서관 1
서지원 지음, 조경화 그림 / 조선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우리나라 지명에 관심이 아주 많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각 역 이름 밑에 적혀 있는 한자를 보고 나름대로 풀이를 해본다. ‘봉천하면 받들 봉, 하늘 천, 해서 하늘을 받는 곳이네, 오류하면 오동나무오 버들류이니까 오동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은 곳이었네’ 하면서 나름대로 지명을 풀이해 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아주 반갑게 보게 되었다.
아주 재미있다. 아이가 재미있다고 좋아한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주요 지명에 대해 안내해 주면서 각 지역마다 해당 지역과 연관된 옛이야기를 한 편씩 들려준다. 그것도 귀신들과 연관된 이야기를 말이다.
주인공 해마가 귀신을 볼 줄 아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상석이라는 내시 귀신을 통해서는 세검정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알려주면서 서울의 지명 변천사와 말죽거리, 애오개, 박석거리, 바탕거리, 메주무수막, 충무로, 충정로, 을지로, 테헤란로의 지명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경기도와 관련해서는 해마가 눈이 안 보이는 이는 장님이 되고 다리가 불편한 친구 동희가 힘을 합쳐 산을 오르는 과정에 금덩어리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통해 불견이고개라는 지명의 유래에 대해 알려준다. 장님과 앉은뱅이의 우정에 대한 옛이야기, 생각날 것이다. 이밖에도 경기도와 관련해서는 두물머리, 도라산역, 판문점, 분당과 판교, 관악산, 수리산, 모락산, 권선동에 대한 지명에 대해 설명해 준다.
경상도에서는 밀양의 아랑제라는 큰 축제의 유래가 된 아랑이라는 귀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토함산, 구룡포리, 독도, 가마고개, 향촌동, 삼천포, 통영이라는 지명을 안내해 준다.
전라도에서는 굴레바위에 얽힌 이선 도령과 구미호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파쏘, 무진장, 용담댐, 나제통문, 등구암, 쌍봉산, 창굴, 벌고개의 유래를 들려준다.
충청도에서는 효성이 지극한 부부가 병든 노모의 쌀밥을 빼앗아 먹는 아이를 땅에 묻으려고 하다가 보물 밥그릇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충북 옥천에 있는 식장산이라는 이름의 기원을 들려준다. 또한 추풍령, 괘방령, 탄금대, 열두대, 부인리, 지발, 할미바위, 할아비바위에 대해 들려준다.
강원도에서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인 오세암의 유래를 전해주면서, 울산바위, 속초, 서출지, 치악산의 유래에 대해 들려준다.
각 지명의 유래를 들어보면 재미난 옛이야기 같은 것도 있고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것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옛이야기 책 같기도 하면서 한 편의 야사 같기도 하다. 그리고 각 지역의 지명과 지리적인 특색에 대해서도 알려주므로 지리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즐거운 이야기 한 자락과 함께 마치 팔도를 유람한 듯한 느낌이다. 우리 땅의 유래를 듣고 보니 우리 땅과 더 친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