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우리 문화 그림책 5
김용택 지음, 전갑배 그림 / 사계절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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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그림책’이라는 시리즈명이 달려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표지의 그림을 보니 상여와 만장이 있다. 아마도 상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인가 싶었다. 최근에 아이와 함께 관혼상제에 관한 책을 보았기에 그것과 연관해서 보충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마치 시와 같은 문학적인 설명과 아스라하게 슬픔이 배어나는 그림이어서 형식은 그림책이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이나 성인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설명글 하나하나가 너무나 시적이어서 도대체 작가가 누군가 봤더니 ‘섬진강’ 하면 떠오르는 김용택 시인이다. 책 뒤에 있는 작품 설명을 보니, 이것은 저자가 할머니의 죽음을 맞아 상례를 치르며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쓴 시인 ‘맑은 날’을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어쩐지 문장 하나하나가 시였다.

  이 책에는 저자가 갖고 있던 살아생전의 할머니에 대한 기억,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슬픔과 명복을 비는 마음, 할머니를 보내고 난 뒤의 애틋하고 허허로운 마음을 아름다운 시어와 서정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 뚤방, 오게오게, 두세두세, 등태, 덕석처럼 사투리나 흔히 쓰이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실려 있다.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서부터 무덤을 짓는 성분에 이르기까지의 상례의 과정과, 초상마당을 차려 그 과정을 함께 치르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우리의 전통적인 상례 풍속과 거기에 담긴 마음을 잘 보여준다.

  할머니와의 영원한 이별을 대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고,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의 생각나서 무척이나 슬프고 마음이 아린 책이었다. 그러면서 책 뒤의 설명을 통해 상례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상례는 죽은 이만을 위한 의식이 아니라 산 사람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서로 돕기 위한 의식으로서도 의의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은 시대에 맞춰 상례 또한 대폭 간소화되었지만 그 의식이 가진 본뜻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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