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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똥개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68
스티븐 마이클 킹 지음, 최재숙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가 나오기도 하고 제목이 재미있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옛날 생각도 나고. 옛날에는 똥개라 불리는 개들이 참 많았는데, 요즈음 개는 다 말쑥하니 깔끔하고 저마다 이름도 있다. 어떤 것은 출생증명서가 있는 것도 있다. 그런 것 보면 개 팔자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개는 그런 대접받는 개들과는 차원이 다른 개다. 주인도 집도 없어서 떠돌아다니는 개다.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고 밤에는 잠자리를 찾아다녀야 하는 개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개는 용감해졌고 날쌔졌고 똑똑해졌다.
그런 개가 우연히 가난하고 집 없는 사람들을 돌봐주는 시립 보호소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고, 그곳에서 새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 덕분에 개는 이제는 먹을 것과 잠자리 걱정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개의 주인 가족은 개의 이름을 무엇으로 지어야 할지 고민이 한창이다.
전에는 그저 똥개란 이름으로 불렸는데, 주인이 생긴 뒤에는 엄연한 자기 이름을 갖게 되는 개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고 나니 불현듯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지만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는 시구처럼, 개는 주인이 생기기 전에는 그저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지만 주인이 생기고 나서는 엄연한 자기 이름을 갖게 되고 사랑받는 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의 관계도 그렇다. 나와 관련이 없을 때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사람이지만 나와 어떤 식으로 관계가 된다면 그 사람은 내게 의미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게 좋은 의미일지, 나쁜 의미일지는 나중 문제이고(결코 나쁜 의미가 돼서는 안되겠고). 어쨌든 우리는 서로에게 이름으로서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많이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