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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ㅣ 우리 문화 속 수수께끼 2
유다정 글.그림, 정문주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평점 :
우리 조상들은 집안 곳곳에 신을 모시고 살았다. 그만큼 가정에 복이 깃들길 소원했던 모양이다. 서양에도 수호신이 있다. 서양의 수호신은 개인에 대한 신이라면 우리나라 조상들은 집안 전체를 위한 신을 모셨던 것이다. 역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던 서양보다는 가족주의가 강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조상들이 집안에서 모신 신은 삼신할머니, 조왕신, 업, 터줏대감, 성주, 칠성신(철융), 수문장신, 변소각시이다. 이 중 터줏대감에 대해서는 간혹 들어봤을 것이다. 어느 한 곳을 오래 지키고 있는 사람을 터줏대감이라고 한다. 그 터줏대감은 바로 마당을 지키고 있는 신을 말한다. 이밖에도 안방을 지키는 삼신할머니,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 곳간을 지키는 업, 대들보를 지키는 성주, 장독대를 지키는 칠성신, 대문을 지키는 수문장신, 변소를 지키는 변소각시가 있다.
이 책은 복남이네가 집을 지어서 이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집안 곳곳에서 어떤 신을 섬겼고, 그 신들을 위해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터를 닦기 전에 고사를 지내 터줏대감에게 예를 올리고 상량식을 할 때 성주에게 제사를 지내고, 부엌에서는 항상 조왕신을 모시기 위해 쌀이나 맑은 물을 바쳤음을 알려준다. 또한 각 신과 얽힌 재미있는 옛이야기도 곁들여서 들려주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그리고 ‘업둥이’라는 말도 바로 이 업에서 유래가 된 말이라고 한다. 곳간을 지키는 업은 구렁이, 족제비, 두꺼비의 모습으로 들어오며 이것이 집안의 곳간에 들어오면 점차 살림살이가 번성한다고 여겼다고 한다. 업둥이란 말도 집 앞에 버려진 아이가 들어와서 그 집안이 부자가 되는 것을 지칭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생활 속에서 쓰고 있는 말 중에 이런 집안 신에서 유래된 것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즈음에는 지켜지지 않지만 우리 조상들이 행했던 생활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