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딸, 평강 높은 학년 동화 15
정지원 지음, 김재홍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봄에 충북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에 다녀왔다. 그곳에는 온달산성과 온달동굴이 있었다. 온달장군 하면 그냥 이야기 속에서나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온달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적지를 보고 나니(이곳이 실제로 온달 장군과 관계가 있는 곳이든 아니든 간에), 온달이라는 사람과 그를 장군으로 만든 평강 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그래서  <태양의 딸 평강>의 이야기가 몹시 기다려졌었다.

  평강 공주는 고려 25대 왕 평원왕의 딸이다. 하늘연꽃 왕비님이라 불렸던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왔던 평강공주의 어머니는 소용돌이치는 둥근 해를 뚫고 다리가 세 개 달린 새 한 마리가 품으로 날아드는 꿈을 꾸고 평강공주를 낳는다. 하지만 왕비는 평강공주가 5살 때에 세상을 떠나고 평강공주는 어려서부터도 눈물이 많았지만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는 더 많이 울었다. 그래서 별명도 ‘울보 공주님’이었다.

  그러던 평강 공주는 7살이 넘어서부터는 크게 변해서 냉정해졌고 책 읽기와 무예 연습에 몰두한다. 그런데 평강의 아버지인 평원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도화 부인은 평강 공주가 늘 못마땅하다. 그래서 죽이려고 자객을 보내기도 했으나 실패를 한 뒤 상부 고 씨에게 평강 공주를 억지로 시집보내려 한다. 그러나 평강 공주는 자신이 어렸을 적 울 때마다 평원왕이 했던 말대로 온달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하며 궁을 나온다.

  평강 공주는 온달에게 찾아가 시집을 가고 그에게 무예를 가르쳐 훗날 온달을 고구려의 장수로 만든다. 온달은 낙랑의 언덕에서 펼쳐지는 무예대회에서 우승해 평원왕으로부터 사위로 인정받고, 후주와의 전쟁에 장군으로 출정해 승리를 이끌고 돌아온다.

  그 뒤 한강 유역을 반드시 탈환하라고 유언한 평원왕의 뜻을 받들기 위해 영양왕(고구려 26대왕, 평강의 오빠인 태자 원이 왕위를 계승함) 때 신라와 전투하기 위해 아단현에 머무른다. 그 때 온달 장군은 신라 자객의 칼을 맞고 죽게 된다. 평강은 그 뒤에도 경당에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사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이야기인지 구분이 안 간다. 살수대첩으로 유명한 을지문덕 장군을 온달 장군이 거두어서 장수로 만든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래서 더 어디까지나 역사이고 이야기인지 구분은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평강 공주와 온달 공주의 이야기는 대체로 사실인 것 같다. 다만, 온달이 바보라기보다는 이 책에서처럼 천대받던 부족의 일원이었던 것 같다. 이런 미천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할 정도로 평강 공주가 사람의 참다운 모습을 볼 줄 아는 심성의 소유자였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가히 태양의 딸이라고 할 만큼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로서 평강 공주는, 신분을 따지지 않고 한 사람의 똑같은 인간으로서 부족민들을 대하면서 가난하고 질서 없는 온달 마을을 살기 좋은 마을로 탈바꿈시켜 놓는다. 그리고 시골의 한 청년에 불과했던 온달을 고구려 역사에 남을 장군으로 바꾸어 놓는다. 사람을 진정으로 믿는 힘과 사랑의 힘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 온달과 평강을 보면 서로 믿어주고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로 나온다.      

  

  사람에게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니 신뢰와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최고의 힘인 것 같다. 그리고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와 같은, 무력한 서양의 여성 이야기에 친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제는 평강 공주와 같은 강인하고 지혜로웠던 우리의 여성 이야기부터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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