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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맞은 하마궁뎅이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9
정진 지음, 유명희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9년 7월
평점 :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참 많을 것 같다. 놀고는 싶은데 공부는 해야 되고, 그렇다고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안 나오고, 엄마한테 야단은 맞고...... 바로 내 작은 아이 이야기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라 학원에 다니거나 학습지를 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만 보면 그래도 내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는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잠깐 볼 일을 보고 올 테니 문제집 좀 풀어놓으라고 했는데, 전혀 안 해 놓았다. 그래서 내게 엄청 혼났다.
이 책의 <우리가 빛나는 이유> 이야기를 읽으면서 서울역 안에 있는 노숙자를 보면서 크게 깨달은 현수 이야기를 보면서, 내 아이도 그들을 보게 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아니면 현수 같은 친구를 두든지......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7편의 생활 동화를 담고 있다. <돌 맞은 하마궁뎅이>는 여자 친구에게 이상한 별명을 붙여가며 놀리는 남자 애를 혼내준 이야기이고, <윤병신이 뭐야!>는 이름 때문에 생긴 안 좋은 별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무서워도 용기를 낼 거야!>는 같은 반 친구들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알면서도 그 아이들이 나중에 자신을 괴롭힐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따라하다가 나중에는 용기를 내서 그 아이들이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얘기다. <정선우 왕따 작전>은 학급의 회장도 되고 남자들의 인기도 독차지하고 있는 친구가 미워서 그 친구를 왕따시키지만, 그 친구의 전학을 계기로 그 친구가 아빠도 없고 엄마가 멀리서 일을 하셔서 할머니하고 살던 처지였다는 것을 알고 몹시 미안해 한다는 이야기다. <엄마, 나도 스트레스가 있어요>는 피아노를 잘 못친다고 야단 맞는 다은이와 편식한다고 혼다는 미연이 얘기를 통해 아이마다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을 들려준다.
<우리가 빛나는 이유>는 이 책의 이야기 중 내가 가장 좋아하게 된 이야기다. 내용이 씩씩하고 긍정적이어서 좋다. 내용은 아빠가 주식 투자를 잘못하는 바람에 쫄딱 망해서 가게에 딸린 방에서 살면서 옷가게를 하게 된 현수네 이야기다. 태우는 엄마와 현수네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동안 현수네가 잘 사는 것이 부러웠던 태우는 현수네가 더 좋은 데로 이사를 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현수네 집을 보니 당황해서 말이 다 나오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그런 태우 마음과는 달리 현수 엄마도 씩씩했고 현수 또한 기가 죽지 않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책상 앞에 ‘나는 공부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라고 써 붙이고 말이다. 현수가 이 말을 책상 앞에 붙이게 된 계기는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를 보고 나서다. 그런 후 현수는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절망이 희망을 누르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꽃을 지피고 있는 아이를 보니 힘이 솟는다. 내 아이들도 이 글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내 친구 민하를 소개합니다>는 다른 이야기에 비해 약간 성격이 다르다. 다른 것들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생활 동화라면 이 이야기는 어렸을 적에 시작해서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소미는 거지도 스스럼 없이 대하는 민하가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민하가 세상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민하와 함께 봉사하면서 소미는 세상의 어두운 면도 알게 된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민하가 수녀가 되겠다며 떠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소미도 민하의 뜻을 이해한다.
7편의 이야기가 다른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모두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왜 학교에 다니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공부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간관계 때문이다. 즉 친구 때문이다. 공부만을 위해서라면 홈스쿨링도 있고 검정고시도 있다. 따라서 학교는 공부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친구와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하고,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배우는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학교의 의미와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등교할 때마다 공부를 하러 간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좋은 우정을 쌓기 위해 간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