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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의 야구 노트 - 뉴베리상 수상 작가 린다 박의 한국 전쟁 노근리 이야기
린다 수 박 지음, 해와달 옮김, 최정인 그림 / 서울문화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인 린다 수 박의 이름이 왠지 낯이 익다 싶었다. <사금파리 한 조각>의 작가였다. 부모님은 한국인이고 그녀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 2세다. <매기의 야구 노트>인 줄은 몰랐지만 얼마 전에 신문에서 린다 수 박이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을 담은 책을 냈다는 기사를 접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사에서 소개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난 야구를 아주 좋아한다. 지금이야 나이가 들어서 야구 경기를 즐겨 보게 되지 않지만 학창 시절에는 매기처럼 야구를 좋아했다. 매기처럼 경기 기록을 할 생각은 꿈도 못 꾸었지만 야구를 아주 좋아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읽어갈수록 머리가 멍해졌다. 그냥 야구에 관한 책인 줄마나 알았다.
이 책은 야구를 좋아하는 매기라는 여자 아이가 아버지에 의해 소방대원으로 뽑힌 짐 아저씨를 알게 되고 그 아저씨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노근리 사건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게 되자 짐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위해 애를 쓴다는 이야기다.
매기는 브루클린 다저스의 팬이고 짐 아저씨는 자이언츠 팬이다. 야구 때문에 짐 아저씨와 친해진 매기는 한국전쟁에 파병된 짐 아저씨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한국의 재형이라는 아이를 알게 된다. 이 아이는 짐 아저씨의 부대에서 심부름을 하는 아이였는데, 이 아이도 노근리 사건 때 학살된다.
갑자기 짐 아저씨와의 편지 왕래가 끊겨서 매기는 짐 아저씨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전혀 모른다. 그저 아저씨가 마음에 너무 아프게 되어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게 된다. 아저씨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아주 한참 뒤에 알게 된다.
어쨌든 매기는 세상과 단절한 짐 아저씨를 돕기 위해 아저씨가 좋아하는 야구를 이용한다. 아저씨가 좋아하는 자이언츠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아저씨가 훌훌 털고 일어설 것이라도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자이언츠팀이 이기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도 하고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할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매기의 바람대로 자이언츠팀이 우승을 하지만 짐 아저씨와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지는 못한다. 매기는 야구를 기록하는 것이 세상에 대한 도움이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며 야구 경기 기록을 그만둘까도 생각하지만 생일에 짐 아저씨에게는 짧은 글을 받고는 다시 용기를 낸다.
이 이야기는 앞부분에는 거의 다 야구 이야기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책장 넘기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매기가 한국에 파병된 짐 아저씨와 편지 연락을 하고부터는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된다. 짐 아저씨와 편지 연락이 끊기자 왜 그렇지 원인을 찾기 위해 한국전쟁의 추이를 지도로 그려가면서 따져보는 매기의 모습이라든가, 짐 아저씨를 돕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에서 이렇게 바로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비참하게 죽은 재형이를 생각하며 세상에 문을 닫은 짐 아저씨도 그렇고, 짐 아저씨의 일로 마음 아파하는 매기를 위로하기 위해 애쓰는 매기의 친구 트리시를 보면서 이런 것이 바로 인간애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야구가 참 재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야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가 그저 한낱 즐거운 구경거리라고만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스포츠에 열광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슬프게 다가온 일은, 한국전쟁과 노근리 사태 같이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사건에 대해 그녀 역시 한국인이기는 하지만 우리 땅에 있는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 땅에 있는 한국인이 썼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참 쉽게 잊고 있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한 경종으로 미국 땅에 있는 작가가 그런 글을 썼다는 왠지 뜨끔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서 쉽게 잊는 태도를 반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