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 - 바다 건너 뭍길 따라 붓으로 그려 낸 명나라 풍경 책 읽는 고래 : 고전 4
최부 원작, 김충수 지음, 이해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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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말해 표류기다. 흔히 ‘제주도 풍랑기’라고도 한단다. 특히 표해록은 다른 기행문들과는 달리, 최부가 자신이 가본 곳에 대한 감상을 쓴 것이 아니라 조선의 관리로서 관직을 이탈해 있을 동안의 행적을 임금인 성종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시종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선 후기에 쓰여진 홍대용의 <을병연행록>이나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비교하면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하지만 사실을 그대로 썼기 때문에 역사를 연구하는 자료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한다. 그래서 15세기 명나라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한다.

  조선 단종 때 태어나서 성종과 연산군 때 활동했던 관리였던 최부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1487년 성종 18년 11월에 추쇄경차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추쇄경차관은 나라에서 시키는 노동이나 병역을 거부하고 도망간 사람을 찾아내어 잡아오는 관리를 말한다. 그가 추쇄경차관이 되어 제주도에 부임한 다음해 정월 30일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맏이로서 한시바삐 상주의 예를 올리기 위해 그는 주위에서 곧 폭풍이 불어 닥칠 거라며 만류했어도 고집대로 1월 3일에 배를 띄운다.

  예상대로 폭풍이 오고 43명이 탄 그의 배는 풍랑을 만나 망망대해를 표류하다가 중국 땅 닝보(영파)에 이른다. 그곳에서 왜구라는 오해를 받아 모진 고초를 당하지만 조선의 관리임이 확인되자 손님으로서 대우를 받고 풀려나 운하를 통해 연경에도 오고, 6월 4일에는 압록강을 넘어 의주성에 들어온다.

  이처럼 표해록은 풍랑을 만나 바다를 떠돌게 되면서부터 우리나라에 땅을 밟게 되기까지 5개월 동안의 기록이다. 이 표해록의 특징은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다는 것과 명나라 전반기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히 기술했다는 데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 학계에서는 <표해록>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일본 스님 옌닌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와 더불어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꼽는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객관적인 기록이어서 그런지 내용이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내가 중국 지리에 대한 지식도 없고 문화적인 배경도 없을 뿐 아니라 소개되는 관리의 직함 등이 어렵고 생소해서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세심한 관찰과 설명으로 보게 된 명나라의 풍광과 문화를 마치 직접 보는 것 같았고 그의 새로운 문화에 대해 느꼈을 경탄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또한, 그 가치를 몰랐던 <표해록>이라는 우리 소중한 고전에 대해 알게 되어서 즐거웠고 당시에 우리사람 눈에 비쳤을 중국이라는 나라의 무게가 어땠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즐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랄 정도로 치밀한 기록 정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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