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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 온 손님 ㅣ 콩깍지 문고 1
황선미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가 큰 아이에게 어린 동생을 맡기로 외출했을 때 벌어진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에게 어린 아이들을 맡기고 외출을 하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겠지만, 처음으로 부모가 없는 상태에서 동생들을 돌보게 된 큰 아이가 느끼는 부담감이 잘 그려져 있는 책이다. 작품마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되겠지만 나는 이 책에서 이 점이 가장 크게 보였다. 아마도 내가 작은 아이를 큰 애에게 맡기고 나갈 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서 더욱 그런가 보다.
부모님이 맡긴 아기 여우 동생들을 돌보던 금방울은 빈 집 앞에서 놀다가 저도 모르게 풍뎅이를 따라갔다 와보니 동생들이 안 보였다. 다행히도 동생들은 집에 있었다. 그런데 덩치가 큰 동물이 와서 문을 두드렸다. 금방울과 동생들을 무서워서 문을 잠그고 있었다.
그런데 졸리다고 보채는 동생의 담요를 빈집에 두고 온 것이다. 그래서 빈집에 가봤더니 아까 집에 찾아온 덩치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덩치는 동생의 담요까지 덮고 있었다. 그러나 금방울은 무서워서 도망쳤다.
집에 돌아가니 동생이 여전히 울어서 다시 빈 집에 가서 담요를 몰래 가져 오려고 했는데 신음소리가 났다. 그걸 보고 너무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집에 와서 난로에 지필 마른 장작과 따뜻한 차를 가져다 놓고 왔다. 다음날 그 집에 담요 속에 아기 오소리가 싸여 있었다. 덩치는 바로 오소리 아줌마였던 것이다.
동생들을 잘 돌봐야한다는 부모님의 당부를 잘 지키면서도 다른 동물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금방울이의 이야기다. 덩치가 누굴까, 덩치가 왜 금방울이네 문을 두드렸을까? 빈집에서 도대체 뭐를 할까? 등등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금방울이가 덩치를 위해 장착과 차를 가져다 놓는 걸 보면 다른 사람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충분히 배울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