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놀고 싶어 - 동화가 좋아요
배봉기 지음, 홍선주 그림 / 산하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얘기다. 한동안 불법 취업 이민자에 대한 체포 사건도 있었고 악덕 고용주들의 취업 이민자에 대한 부당 대우 같은 것이 사회의 큰 문제로 불거졌지만 지금은 그런 사건이 많이 줄고 있는 것 같다.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의 취업 이민자들의 어려운 사정이 널리 알려졌기도 했고 그를 통해 이들을 포용하자는 캠페인들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들을 돕기 위한 노력이 여러 모로 행해지고 있어서인지 전과 같은 사건 보도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인천인데 이곳도 공단이 많아서 동남아 출신의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내 아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다니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늘었고 다문화가정 또한 그런 추세다. 예전에는 한국전쟁에서 비롯된 흑인이나 백인과의 혼혈인 아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우리나라에 많이 취업하고 있는 동남아권 출신의 다문화가정이나 결혼 이민이 많은 우즈베키스탄 등지의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도 동남아 출신의 어머니를 두고 있는 유진에 대한 얘기다. 한쪽 부모가 동남아 출신인 아이는 겉모습만으로는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유진이가 그렇다. 피부가 유난히 까맣다는 것 외에는 우리나라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어서 유진의 친구들은 유진이 엄마가 동남아 사람인 것을 몰랐다. 화정이는 그 사실을 몰랐을 때까지는 유진이를 승미와 함께 삼총사의 일원으로 맞이하면서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그런 그 사실을 알고부터는 돌변했다. 오히려 유진을 괴롭히는 아이들과 연합해 유진이를 따돌린다. 나중에는 승미에게도 너마저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기 싫으면 유진이에게 줄을 그으라고 한다. 아이들은 유진이의 공책이나 책에, 심지어는 옷에도 펜으로 줄을 긋는 것으로 너와 나는 다르다는 것을 표시한다. 마치 우리가 선을 그어서 편을 나누듯이 유진에게 가해지는 아이들의 줄긋기는 영역을 분명히 하자는 의식과 같다.

  결국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에 괴로워하던 승미마저 유진에게 줄을 긋게 된다. 승미는 유진이에겐 무척 미안해 하면서도 반 아이들에게 유진이와 함께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이 너무나 싫다. 그래서 가슴앓이를 하던 끝에 유진이 공책을 줄을 긋는다. 하지만 그 일로 승미는 아프게 되고 꿈속에서 유진이의 심정을 알게 된다. 다시 유진이와 사이좋게 지내기로 한다.

  옛날에는 이런 일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피부색이 다르다고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는 캠페인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다문화가정의 아이라서 해서 따돌리거나 차별을 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의식이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성숙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 책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는데 일익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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