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꽃들아 - 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
최병관 글.사진 / 보림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사진작가인 최병관 씨가 2년에 걸쳐 민간인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3번 왕복하면서 촬영한 사진이 수록된 책이다.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이 실렸는데 그 글이 사진의 설명도 되면서 감동을 더해준다. 눈꽃 쌓인 철조망, 끊어진 철교, 총알 구멍이 숭숭 둟린 건물들 등  비무장지대 사진과 고향을 북에 두고 온 할아버지들의 슬퍼하는 사진이 있는 만큼 안타까움과 슬픔이 가득한 사진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들이 꼭 보았어야 할 사진이었는데 지금이라고 보게 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이렇게 찍어 놓지 않았다면 분단의 현실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1953년 북한과 휴전을 맺은 이래로 벌써 56년이 흘렀다. 그 당시 분사분계선에 꽂였던 1292개의 표지판들은 검붉게 녹슬어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지만 비무장지대 속 시간은 전쟁 당시에 멈춘 것 같다. 지금은 양측의 경계를 위해 주변의 나무는 베어지고 끝없는 철조망이 쳐져 있지만 전쟁의 상기시켜 주는 총알 껍데기도 그대로이고 무명용사의 무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서로 대치 중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사진도 있었다.   경기도 파주의 비무장 지대 안에 있는 대성동 마을은 군사분계선에서 4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 마을 건너편에는 북한의 기정동 마을이 있는데, 이 두 마을에는 아주 높은 깃대가 있다. 북한의 깃대에는 인공기가 꽂혀 있으며 160미터로 깃대치고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남쪽의 깃대에는 태극기가 꽂혀 있으며 100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서로가 대치 중이라는 것을 이것처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있을까 싶다.

  또, 눈 쌓인 산꼭대기에서, 그것도 얼마나 험하고 높은지 케이블카를 통해 물품을 수송해야 하는 높은 곳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보초를 서는 군인들을 보니 우리는 휴전 중임이 분명했다. 그런데도 우린 평상시엔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잊고 산다. 이런 사진을 보고 해이해진 마음을 바로잡고 우리의 분단된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하겠다.

  이 말은 평화통일을 이루기 애쓰고 있는 마당에 종전이 아니라 휴전임을 상기하고 북한에 경계 태세를 갖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을 자각하고 다시의 60년 전의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국군 장병 아저씨께’라고 위문편지를 썼던 게 생각났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 다시 군인 아저씨께 답장을 받게 되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담임선생님이 답장 온 편지를 주실 때면 한껏 으쓱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행사도 없다 보니 군인에게 고마움을 갖게 되는 기회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가 분단국가임을 상기하고 앞으로 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국민 모두가 고심하고 그 해결을 위해 애쓰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이들도 우리의 현실을 바로 알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군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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