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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70
폴 젤린스키 그림, 앤 이삭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평점 :
마치 여러 인류 문명 초기에 있었던 많은 신화 중 거인 신화 같은 얘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815년 8월 1일이다. 그런 걸 보면 신화는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거인 여자 아이가 나오는 환상적인 것이면서도 재밌는 얘기다.
안젤리카 롱라이더는 태어날 때부터 엄청 컸다. 몸집이 워낙 큰데다 용감해서 늘 온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해냈다. 어떤 일인지는 그림으로 표현돼 있다. 마을을 덮치려는 강물을 앞치마로 받는다든가, 불이 난 집의 불을 단숨에 꺼주고, 줄지어 나는 새를 잡는 것 등의 일들을 한다. 그런 안젤리카가 유명해진 것은 열두 살 때다. 늪에 빠진 포장마차 행렬을 구해준 일이 소문이 난 것이다. 그 일로 안젤리카는 ‘늪의 천사’로 불린다.
그러던 어느 날 ‘벼락’이라는 불리는 큰 곰이 안젤리카가 살고 있는 테네시 주에 나타나 곳간을 망가뜨린다. 그 일로 이 곰을 잡는 사냥대회가 열린다. 여기에 많은 사냥꾼들과 안젤리카가 참여한다. 이 대회에 참가한 다른 사냥꾼들은 곰을 잡으러 갔다가 모두 곰에게 당해 형편없는 몰골로 되돌아오지만, 안젤리카만이 곰과 엎치락뒤치락 싸움을 한 뒤 곰을 물리치게 된다. 안젤리카가 곰을 물리치는 과정이 아주 재밌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큰 곰인 벼락이 안젤리카와 싸우는 중에 잠시 하늘에 던져진 적이 있는데 그 때 벼락이 하늘에 부딪친 자국이 ‘큰곰자리’가 되었다고 적어놓았다. 아마 이 책은 별자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북두칠성이라고 말하는데 반해 서양에서는 큰곰자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별자리에 대해 나라마다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책도 그런 것 같다. 큰곰자리에 안젤리카라는 거인 여자 아이 이야기를 지어서 붙인 것이다.
또한 보통 사냥꾼하면 남성만 연상하기 쉬운데 이런 힘센 여자가 있어서 큰곰을 사냥했다니 여성으로서 기쁘기도 하다. 이처럼 이 책은 여자 아이들에게 안젤리카처럼 용감해지라고 가르쳐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