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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첫사랑 비밀 일기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7
한예찬 글, 오은지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이성 친구에 대한 얘기가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그런 때문에 장시간 동안 고민하는 것 같다. 아직은 내 아이들은 이성 친구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이제 곧 그날이 올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도 마음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부모 세대인 우리 때는 초등생인 이성 친구가 특별히 없었고, 있다손 치더라고 요즘 아이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도 않아서 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여학교와 남학교로 나누어져 있었으니 이성 때문에 큰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실 내가 걱정이다. 어린 내 아이들이 이성 친구 때문에 뭔가를 물어올 때 뭐라고 코치를 해주어야 할지 난감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아이들 스스로가 잘 해결하는 것 같다.
강은이는 엄마를 따라 가서 보게 된 미리의 합창단 발표회에서 지인이라는 여자 아이를 보게 된다. 첫눈에 그 아이에 반해서 강은이도 그 아이가 있는 합창단의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합격해서 지인이와 함께 합창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지인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면서 지인의 가방 속에 시를 적은 편지를 몰래 넣어두기도 한다.
엄마에게도 말을 못하고 친구에게도 아무말도 못하던 강은이는 아빠에게만 슬쩍 어떻게 엄마에게 사랑고백을 했냐고 물어보고는 아빠의 방법대로 지인이 가방에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 편지는 별 효력은 없었지만 강은이는 지인이와 둘이서 선생님께 성악 레슨을 받게 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기회를 얻게 되고 지인이와 친해질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첫사랑에 어떻게 대처하라는 조언의 말은 없다. 그저 아이들의 설레는 첫사랑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얘는 이렇게 만났고 이런 마음을 가졌는데, 넌 어떠니?’라고 편하게 아이의 마음을 물어볼 수 있는 책이다. 아마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아, 애도 이런 문제로 고민했고 이렇게 했구나’라고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풋내가 나지만 이성 친구에게 좋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나이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동성 친구도 좋지만 그에 덧붙여 이성 친구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 좋은 이성 친구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막상 생기면 엄마로서 허전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