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밥 낮은산 작은숲 1
김중미 지음, 김환영 그림 / 낮은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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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방송 프로그램에서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인 아이티에서 어린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진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먹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래서 음식 쓰레기를 줄이자는 운동을 하는 이 시점에서 지구 또 한곳에서는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송이가 종이를 씹어 먹으면서 밥풀 냄새가 난다고 하는 말에 아이티 어린이들이 떠올랐다. 물론 송이는 딱히 먹을 것이 없어서 종이를 먹는다기보다는 심리적인 허기를 채우기 위해 종이를 먹는 것이다.

  송이와 철이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맡겨진다. 세 살 남짓에 할머니 손에 맡겨진 송이는 오빠 철이는 학교에 다녀야 했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돈을 벌러 일하러 나가야 했기에 방안에 갇혀서 지내야만 했다. 할머니는 송이만 방에 놔두고 밖에서 문을 잠고 다녀야했던 것이다. 오빠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의 외로운 시간을 견디기 위해 송이는 종이를 뜯어먹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랐지만 송이는 밝고 명랑하다. 그리고 올해는 학교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쳐서 일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할머니는 걱정이 많다. 그래서 할머니는 다니던 절의 큰스님에게 송이를 영영 맡기려 한다. 할머니는 송이의 미래를 위해 그렇게 한다지만 그 얘기를 들을 철이는 도저히 송이를 보낼 수 없다. 하지만 집안 사정상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철이는 송이가 소원하는 곰돌이 푸 가방을 사준다. 송이를 떠나보내면서 할아버지도, 철이는 뻥 뚫린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데 다행히도 송이가 돌아온다.

  이 책은 힘들게 살고 있는 조손 가정에 대한 이야기다. 의외로 요즘에는 조손 가정이 많은 것 같다. 이들이 결코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도와야 한다는 것과,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주위에도 관심을 갖고 살 것을 촉구하는 책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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