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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지즈 네신’이라는 작가에 대해 결코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작가는 ‘작은 거인’이라 불릴 정도로 터키에서는 풍자 문학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결코 그 이름에 헛되지 않게 모든 작품들이 너무나 재밌었고 예리했다.
나는 중학교 1학년인 딸의 권장도서여서 읽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세상 보는 눈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세상을 좀 더 관심있게 보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풍자 이야기이니만큼 많은 동물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이런 동물들의 이야기를 가져와서 이런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을까 싶게 너무나 딱 맞아떨어지고 재미도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양들의 제국’이란 글이 무척 재밌었다. 늑대가 마음껏 양들을 잡아먹기 위해 양들을 꼬드겨 ‘양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을 양들에게 전파하고 이 새로운 이념에 현혹된 양들로 하여금 양들의 제국을 건설하게 한 뒤 이 양들을 폭식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현명한 양들은 이런 것들이 모두 다 양을 잡아먹으려는 늑대의 속셈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숨어 있었기에 현재까지도 양의 종족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쩌면 그렇게 인간 세상을 잘 풍자했는지 너무나 재밌었다.
이 책에는 이 이야기 외에도 제목인 ‘당나귀는 당나귀답게’를 포함해 전부 1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모두 다 재미있고,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이야기 끝에 짤막한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그 중 ‘당나귀는 당나귀답게’에 수록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이 되도록 하라. 옛것을 대신하려 하는 새로운 것의 정체를 정확히 알기도 못하면서 억지로 바꾸려 들지 말라!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정체가 실제로는 겉모습만 살짝 바꾼 옛것일 수도 있다. 그것에 속으면 모든 것이 옛날보다 더 나쁘게 될지도 모른다.’
풍자로써 이야기를 전달해 주면서도 다시 한 번 꼭 짚어 정리를 해주므로 아이들이 읽고서 나름대로 판단하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이 시기에 좀 더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솝 우화가 있다면 청소년 이상들에겐 <당나귀는 당나귀답게>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