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신화 우리 아이 처음 만나는 신화 2
이경덕 지음, 이지현 그림 / 함께읽는책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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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신화 속에서는 거인 신화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선문대할망, 경상도의 마고할미를 제외하면은 거인 신화가 없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거인 신화가 있다고 해서 흥미를 갖고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 훨씬 북쪽 땅에 살던 몸집이 엄청나게 큰 거인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남쪽에 왔다가 다시 북쪽으로 쫓겨난 뒤에 먹을 게 없어서 흙이나 돌을 먹어댔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탈이 나서 거인이 토하고 눈물을 흘리게 됐는데, 이 일을 계기로 백두산과 압록강, 두만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또 거인이 싼 똥이 태백산맥이 되었고 제주도가 되었다고 한다. 토하고 똥을 싼 뒤에 뱃속이 편해진 거인이 내쉰 한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드넓은 만주 벌판이었고 거인이 눈 오줌에 의해 북쪽 사람들이 밀려 내려가 남쪽나라로 가게 되었고 남쪽 나라 사람들은 일본으로 떠내려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참 재밌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거인 신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문명에서 있었던 것 같다. 그리스로마신화에도 보면 제우스 이전에 거인 신들이 존재했었던 걸 보면 말이다. 왜 이렇게 문명 초기에는 거인 신회가 있었을까? 아마 자연의 신비를 설명해 줄 존재가 필요했었던 것 같다. 산과 강, 바다 등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위대한 자연을 만들 수 있는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거인을 만들었던 게 아닐까 싶다.

  거인 이야기가 분명 사실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환경에다 이렇게 재밌는 옛이야기를 덧붙이니 우리 자연이 더욱 더 정감 있게 느껴지고 우리 국토를 더 사랑해야 되겠단 마음이 든다. 또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 국토에 대해 알려주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참으로 재밌고 슬기로운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그 당시에는 유머란 말도 개그란 말도 없었을 텐데 자연의 모습을 보고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붙인 걸 보면 우리 조상들은 분명 유머 있고 재치가 있던 분들이었을 것 같다. 또, 이런 얘기들을 통해 생활의 여유를 찾고 멋을 느꼈을 것 같다. 우리도 이런 것을 본받아 여유 있고 멋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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