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집 친구 - 우리시대 대표 동화작가 1 웅진책마을 53
황선미 지음, 방대훈 그림 / 두산동아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막다른 골목집’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왠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고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제목에서처럼 많이 외로운 이종호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외로움을 친구와 나누려는 아이의 이야기이고 이 친구를 통해 그동안 닫혔던 마음을 열게 된 다빈이 이야기다.

  종호는 지방에서 전학 온 아이다. 체구는 작지만 유난히 반짝이는 눈빛을 가졌다. 학급의 반장이면서도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싫은 다빈이는 외로움을 즐기는 아이가 된다. 그래서 학급의 말썽쟁이 훈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왕따 시키는 것도 모르는 척 넘어간다. 그런데 종호는 작은 체구이지만 훈이의 잘못된 행동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는다.

  다빈이는 이런 종호가 다소 새롭게 보이긴 했지만, 늘 횡단보도 앞에서 차에 치일 뻔한 아슬아슬한 행동을 하는 종호가 결코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스럼 없이 다가오는 종호의 성격 덕분에 뜻하지 않게 같이 햄버거도 먹게 된다.

  그런데 학급에서 도난 사고가 생긴다. 아이들이 오해 때문에 종호가 범인으로 지목되는데 다빈이마저도 종호를 의심한다. 결국에는 종호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종호는 늘 하던 위태위태했던 행동 때문에 다리를 다쳐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종호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다빈이는 종호 엄마를 찾아가서 종호네 집이 어딘지 묻고, 그 길로 종호를 찾아간다. 막다른 골목집 종호네에 가서야 다빈이는 종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 오해를 풀고 친정한 친구가 된다.

  종호와 다빈이처럼 서로 처한 환경이 다를지라도 서로를 이해하려 하고 진정으로 대한다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힘 센 체구를 믿고 친구를 괴롭히는 훈이나, 친구들과 어울리기가 싫어서 자의로 외로움을 자처한다고는 하지만 다빈이 역시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종호였던 것 같다. 거리를 두는 다빈이가 몹시 섭섭했지만 그래도 종호가 금방 화를 풀고 웃어넘길 수 있었던 것은 종호가 외롭다는 것이 진정 무엇인가를 알아서였던 게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여의고 밖에서 일하는 엄마로부터 따스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종호에게 친구만이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것 같다. 나의 누구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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