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의 병법

정비석 만화 손자병법 2 ㅣ 정비석 만화 손자병법 3
정비석 원작, 양미정 그림, 김승렬 구성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1월

  1권을 아주 재밌게 읽어 2권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소설가 정비석 선생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이 만화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많이 응용하는 손자병법에 대한 얘기뿐 아니라 손자병법의 저자인 손무가 그 책을 쓸 당시에 활약했던 영웅호걸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게 펼쳐져 있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재밌다.

  1권에는 오자서가 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지혜로써 진(秦)의 애공과 공손후를 물리친다는 내용이 나온다. 2권은 이 얘기를 듣고 손무가 병법의 근본을 깨닫게 되는 내용부터 시작된다. 손무는 전쟁은 이기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따라서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병법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더욱더 오자서를 만나고 싶어한다.

  한편 초나라 왕은 오자서의 지략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 열국의 제후들이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해 초나라를 방문하기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점점 교만해진 초나라 왕은 장화대라는 별궁을 지어놓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다. 결국 열국의 제후들이 사신으로 초나라 왕을 방문하고 제나라의 명재상 안평중도 초 왕을 방문한다. 그러나 끝내 약소국인 진(陳)과 채(蔡)만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자 초 왕은 이복동생인 기질을 보내 진과 채를 물리치라고 한다. 한편 진나라에서의 왕의 동생들인 규초와 규과가 기질의 꼬임에 넘어가 왕의 자리를 탐내 진 왕과 조카인 태자 언사를 살해하지만, 결국에는 왕위에 오르지도 못했고 역시 기질에게 목숨을 빼앗기게 된다.

  기질은 관종이라는 모사의 술수 덕에 채나라를 물리치고 채의 제후가 되나 보다 많은 세력을 잡으려는 관종의 술수에 넘어가 초 왕도 죽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초나라 29대왕인 평왕으로 등극한다.

 평왕은 맏아들 건을 태자로 봉하고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를 동궁태부로, 비무기를 동궁소부로 삼았는데 비무기는 간교한 사람으로 태자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비무기는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진(秦)이 쳐들어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간언하고 그에 대비하기 위한 묘책으로 진 애공의 무상공주를 미건 태자와 혼인시키자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태자를 싫어하던 비무기는 그 공주를 평왕에게 후궁으로 삼자고 하고 평왕 또한 그녀의 미모에 반해 이를 승낙한다. 그런데 비무기가 술수를 부려 태자비와 공주를 바꿔치기한 사실을 알고 있는 오사(오자서의 아버지)가 왕에게 충언을 하자 태자와 오사를 성보진이라는 변방으로 보낸다.

  이 책은 이렇게 만화로 중국 역사를 보여 주면서 손무의 병법 얘기를 들려준다. 이번 권에서는 손자병법 허실편에 나온다는 ‘싸워야 할 땅을 알고, 싸워야 할 때를 알면 반드시 싸워야 한다’는 교훈과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온다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라는 얘기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또한, 책 앞부분에는 손무와 손자병법과  중국 철학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제자백가 시대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중국 철학과 역사에 대해 대략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다음 권도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