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찾아가세요 - 제2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5
권오삼 시,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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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똥이나 방구 얘기만 하면 아주 좋아한다. 똥이 더럽다고 질색을 하면서도 똥자가 들어간 얘기나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무척 좋아할 것이다. 이 책은 <똥 찾아가세요>라는 동시를 비롯해 많은 동시들이 실린 동시집이다. 이 동시 말고도 <똥파리들>, <똥파리>, <방귀 한 개> 등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동시가 가득하다. 내 아들도 이런 시들을 한바탕 웃으면서 읽곤 했다.

  이 동시집은 ‘비 오는 날 우리 집 유리창은’, ‘뽕나무야 넌 뭐 줄래’, ‘바퀴들의 달리기’, ‘재미있는 책’이라는 4부로 나눠서 전부 60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비, 하늘, 해, 나무 같이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적인 동시도 많고 <한약 먹기>, <약 다 먹었니>, <머리 무게>, <재미있는 책>, <재미없는 책>처럼 아이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동시도 있다.

  또 <전철역 지하도 계단>, <가로수>, <해피>, <이불>, <폭력이라면 딸 질색이지만> 등 우리 사회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동시도 있다. 보통 동시하면 자연의 모습이나 주위의 사물, 주위 사람들은 그저 아름답고 또 재미있게 표현한 것만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주위의 문제나 아픔을 표현한 동시가 있어서 조금은 놀라웠지만 많이 반가웠다. 아이들 역시 세상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을 아이다운 마음이나 눈으로 표현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그 예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주 기뻤다.

  나는 아이들에게 동시를 많이 읽으라고 한다. 동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동시를 읽어보면 세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누가 해를 보면서 여름 해와 겨울 해가 다르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리고 지저분한 똥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똥파리에 대해 생각하겠는가?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는 딸은 <똥파리들>이라는 시를 읽어주니까 지저분하다고 “까악-”하고 소리를 지른다. 세상의 좋은 것을 아름답게 보는 눈뿐만 아니라 세상의 나쁜 것도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는 눈을 갖게 하는 게 바로 동시인 것 같다. 즉 세상에 대한 애정을 듬뿍 가진 사람만이 좋은 동시를 들려주는 것 같다.

  바로 그런 점에서 나도 아이들에게 동시를 즐겨 읽힌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욱 찾아보라고, 그리고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동시를 즐겨 읽혔었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의 더러움도, 그리고 슬픔도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보태서 동시를 읽혀야겠다. 그렇지만 이런 목적 외에도 일단 동시는 읽는 재미가 좋다. 어쩌면 그렇게 재미난 상상들을 할 수 있고, 어쩌면 그렇게 예쁜 말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신기하다. 그래서 그냥 즐겁게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유쾌하게 해준다. 공부하는 틈틈이 읽으면서 기분 전환하기에도 좋고 상상력을 키우기에도 그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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