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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 (보드북)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크리스 호튼 지음 / 보림큐비 / 2009년 2월
평점 :
유아들을 위한 보드 북이다. 작고 짧은 그림책이지만 이야기가 참 재밌다. 나뭇가지 위에 있는 둥지에서 꾸벅꾸벅 졸던 아기 부엉이가 둥지 밖으로 떨어져 통통통 튕겨 나가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다. 아기 부엉이가 떨어져 멈추게 된 곳에 있던 나무 위의 다람쥐가 그 모습을 보고 아기 부엉이의 엄마를 찾아주게 된다. 아기 부엉이에게 엄마의 생김새를 물어보면서.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아기 부엉이의 말 한 마디를 듣고 여러 동물들에게 데려가지만 다 부엉이의 엄마가 아니었다. 예상했겠지만 마지막에는 엄마를 찾게 된다. 아기 부엉이가 어떻게 자기 엄마를 설명했고 그 때마다 다람쥐가 어떤 동물을 상상했을지 맞춰 보는 재미가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의 엄마는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해 보라고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물들에 대해 설명해 보는 독후활동을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도 재미있다. 동물들의 특징만을 단순하게 그렸는데 작고 앙증맞게 그려서 예쁘다.
그리고 책 뒤에 좋은 글이 쓰여 있다. <로빈슨 크루소>에 나오는 말인데 “사람은 정반대의 입장이 되어서야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보며, 자신이 누리는 것을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라고 적혀 있다. 작가인 크리스 호튼은 이 책을 어머니와 아버지께 바친다고 했다. 아마 작가는 우리에게, 이 책의 부엉이는 엄마를 잠깐 잃었다 찾지만, 우리는 부모님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