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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공주 ㅣ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3
그림형제 글, 펠릭스 호프만 그림,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7월
평점 :
세상엔 공주 이야기가 참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따져보니 그렇게 많지도 않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낙랑공주, 선화공주, 평강공주 등. 동서양을 막론해도 열 손가락에 들 정도밖에 안 된다. 왜 공주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 느껴질까? 그만큼 많은 이들이 공주를 열망해서일까? 아마 여자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아들에게 읽어줄 책을 고르다가 공주라는 제목에 얼른 손이 갔다. 여자 애들이라면 굉장히 좋아할 텐데...... 아니나 다를까 딸은 얼른 이 책부터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공주 이야기였다. 그림 형제가 쓴 유명한 동화였다. 찔레꽃 덤불 속에 둘러싸인 성에서 100년 동안을 잠을 자게 된 공주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잠 자는 숲 속의 공주’로 알고 있는 공주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재밌게 읽었다. 왜냐하면 이 동화는 내용을 이미 알고 있어서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안 사실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열 세 명의 요정 중 한 명을 초대하지 못했고, 그 초대받지 못한 요정이 화가 나 내린 저주 때문에 공주는 15살이 되는 해에 실을 잣는 물레에 찔리게 될 운명이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요정 중 한 명이 초대받지 못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왕자가 어떻게 가시덤불인 성에 들어가서 공주에게 입맞춤할 수 있었는지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많은 왕자들이 공주를 구하려고 시도했다고 했는데 왜 유독 마지막 왕자만 성공할 수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책에 나와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섣부른 지식이 해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대충 알고 있는 것으로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대충 줄거리는 알고 있지만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꽤 될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나 따져가면서 읽는 재미도 제법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