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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의 경제이야기 ㅣ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학습 5
NS교육연구소 지음 / 에듀조선(단행본)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아동도서이긴 하지만 그러잖아도 요즘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었고, 그 가운데 수록된 허생전을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 허생전을 바탕으로 한 경제 설명 책이 나와서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었다.
박지원이 살았던 조선 후기는 여전히 농업 기반의 사회였지만 실학자였던 박지원은 나라가 부강하려면 상업과 공업을 장려해야 하며 청나라의 선진문물을 배워야 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그의 그런 사상은, 그가 청나라 황제의 별장이 있는 열하에 조선 사신단과 함께 다녀와서 쓴 기행문인 열하일기 속에 두루 녹아있다고 한다. 특히 상업의 장려를 주장했던 그의 생각은 허생전에 잘 반영돼 있다고 한다.
이 책도 허생전을 중심으로 경제에 관한 여러 상식들을 잘 풀어놓았다. 허생이 변 부자에게 밀린 1만 냥으로 과일과 말총을 매점매석해서 조선 경제를 뒤흔들어 놓았다는 얘기를 해주면서 한 나라에서 경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러면서 조선의 상공업 활동의 기반이 되었던 시전, 시장, 보부상, 공장(당시 수공업자를 지칭하던 말)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았다. 그리고 경제 활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얘기인 돈과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았다.
그리고, 고전소설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이 세운 나라인 율도국을 모델로 해서 한 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도 잘 알려준다. 중앙은행과 세금의 역할도 알려주며, 자본주의경제에서 중요한 문제인 성장과 분배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았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공산주의 경제 체제의 비교와 노동자의 경제학을 탄생시킨 마르크스에 대해서도 정리해 놓았다. 이밖에도 기회비용,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마샬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 외환 위기 등 경제 상식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 놓았다.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문학 이야기를 시작으로 풀어 나가니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다. 다시 한 번 문학의 힘을 깨닫게 된다. 아마 허생전이야말로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 소설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공부는 이 책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같았으면 허생전이나 홍길동전은 국어 시간에 배우는 것이고, 조선시대의 보부상이나 시전에 관한 얘기는 역사 시간에, 그리고 은행과 세금에 관한 얘기는 사회 시간에 배워야 한다고 선을 그어놓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처럼 과목 구분을 막론하고 배운 것을 주제별로 정리해 보는 통합 학습 습관을 들여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