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매일이 축복입니다
구정모 지음 / 부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읽게 됐다. 게다가 신부님이 쓰신 글이라니 더욱 마음이 갔다. 정말 돌아보면 매일이 축복일까? 언제나 지나간 시간은 아름답고 그립다고 한다. 그래서 팝송에서 유래된 말이긴 하지만 ‘oldies but goldies'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도 매일 매일이 축복일 수는 없는데, 가끔은 가슴을 칠 정도로 아주 후회스런 일도 있을 테고, 또 가끔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때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해서 이 글을 쓰신 구 정모 신부님은 매일 매일을 축복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뭐, 하느님을 믿는 사제라면 그 정도는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론 사제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기에 어찌 화나고 슬프고 힘들 때가 없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천주교 사제인 구정모 신부님이 2002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들숨날숨>, <착한이웃> 같은 잡기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조금은 철 지난 글들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oldies but goldies라서 그런지 여전히 잔잔한 감동을 준다. 사실 글 가운데는 크게 감동적인 일은 없다. 신부님이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셔야했던 일, 사랑했던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떠나보내야 했던 일들을 제외하면, 고향집에 사시던 부모님을 만났거나 형이나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하거나 느낀 내용, 사제 활동을 하면서 겪은 일이나 생각들을 성경 말씀과 연관 지어 적어 놓았을 뿐이다. 사제로서의 생활과 성경 말씀을 빼고 보면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일기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구 신부님이 조용히 우리 일반 신자들에게 어떤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종교를 가진 지는 오래 되었지만, 어디 가서 천주교 신자라고 내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성경 지식도 부족하고 신앙심도 갖지 못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신앙을 공고히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속에서 어렴풋이나마 길을 찾은 것 같다. 특히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하고 계십시다’라는 말이 귓가를 울린다. 이 말만 명심한다면 늘 믿음을 의심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미사 중에 신부님이 하시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말씀이 앞으론 더 큰 울림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내가 생각해도 내 목소리가 너무 커진 것 같다. 그만큼 늘 작은 일에도 흥분하고 하루하루를 전쟁터에 있는 것처럼 사는 것 같다. 이제는 본연의 나를 찾고,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뒤돌아 본 날들만 축복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날들도 축복으로 여기며 늘 하느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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