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 -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
이길로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아이들에게 그런 학교가 있다고 말하면 과연 믿을까?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누구 책임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매일 아침 등 떠밀다시피 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이나, 가야 하는 거니까 간다는 식으로 의무감에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나 가슴이 답답하기는 매 한 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학교도 충분히 행복한 곳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이 학교가 대안학교인 줄 알았다. 공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세운 특별한 학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상주남부초등학교’라고, 우리 애들이 다니는 그런 일반 초등학교다. 학생 수는 전 학년을 합하며 100명을 조금 넘는다고 한다.

  이 학교는 원래 학생 수가 너무 적어 폐교 위기에 놓였었는데 7명의 선생님들이 학교를 살리고자 ‘참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 학교’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학교를 15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만든 방송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어떤 대안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학교가 행복해지려면 교사는 이렇게 해야 되고 학부모는 또 어떻게 해야 되고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해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흔히 보던 <인생극장> 같은 방송 프로그램처럼 그저 학교 안에서의 선생님과 아이들의 활동 모습들을 화려한 미사여구나 설명 없이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그 속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믿음이 느껴진다.

 왜 우리 애들 학교에서는 그렇게 안 될까?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일까?, 아니면 선생님들이 일이 너무나 많아서일까?,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아마 후자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이 책의 선생님들에게 더 일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 선물도 준비하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짜고 문화제 준비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일까? 그러면 다른 학교들도 더 작은 학교들로 만들어 애들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단 이 책을 본 감상은 너무나 부럽다는 것이다. 울 애들도 그런 학교에 보냈으면 좋으련만......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모두 행복할까?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먼저 아이에게 공부! 공부! 하는 마음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학교는 단지 책으로만 하는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배우는 곳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좀 더 아이들 교육에 너그러워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를 등한시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좀 더 여유있고 멀리 보는 교육관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년 구분 명칭이 마음에 쏙 든다. 해오름, 터일굼, 싹틔움, 물오름, 꽃피움, 씨영금이 학년 명칭이다. 진정 한 사람으로서 가 영글도록 하는 행복한 학교 생활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물씬 든다. 일반 초등학교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다른 학교들도 점차 행복한 학교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 학부모들이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한 학년만 더 이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는 아이 말을 듣고서 이곳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학교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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