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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미술이야기 ㅣ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학습 1
NS교육연구소 지음 / 에듀조선(단행본)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전부터 김홍도의 작품이 참 좋았다. 세련된 맛은 없어 보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푸근한 그림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다. 왠지 고향의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 물론 내 고향은 시골도 아니고 그 그림처럼 한복을 입고 살던 시대는 아니었지만 나 같은 서민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그림이라서 정감이 가는 것이 꼭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친숙하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고 하는 뭐 그런 느낌 말이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이유에서 김홍도를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였기에 늘 궁금했었고, 그리고 최근에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드라마와 동명의 원작 소설 덕분에 그에 대해, 그리고 그의 그림에 대해, 그리고 조선시대 화가들과 그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 같다. 나도 그래서 조선시대 그림에 관한 책도 읽었고 그에 대해 소개해 놓은 글도 봤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잠깐 밝혀 놓은, 김홍도가 일본의 천재 화가인 샤라쿠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어서 놀라웠고 앞으로 보다 진지한 연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정조의 어진을 두 번이나 그린 국가적인 화원이었던 만큼 김홍도의 생애는 비교적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1794년 그의 행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다소 의문이 간다. 그리고 이 책에서 지적해 놓았듯이 샤라쿠와 김홍도의 그림 풍이 비슷한 것도 그렇고.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그간 알지 못했던 김홍도의 생애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즐거웠고, 고의든 실수였던 그의 여러 그림 속에 숨겨져 있는 잘못된 부분을 찾아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그의 그림과 조선시대 유명한 풍경 화가였던 정선의 그림을 비교해 봄으로써 화가마다 다른 화법의 차이도 확실히 볼 수 있었고. 조선시대 유행했던 화풍도 볼 수 있어서 우리나라 미술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은 김홍도의 미술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지만 오로지 김홍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시대 미술을 중심으로 간단하게나마 우리나라 미술사를 보여준다.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반구대 암각화를 시작으로 고분벽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삼국시대의 미술, 불교 유적에 남아있는 고려의 미술도 알려주며, 안경, 강세황, 김명국, 장승업, 최북, 신윤복 등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유명 화가들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그리고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도자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싣고 있다. 고려청자, 분청사기, 삼강청자, 조선백자에 대해 잘 설명해 놓았다.
지금도 여러 미술관에서 세계 유명 화가들이 그린 걸작품 전시회들이 열리고 있다. 나도 몇 번 가봤는데 여유로운 감상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었다. 얼마 전에 한 미술관에서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전시했는데 당시 방영됐던 드라마의 영향을 받아 아주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술품도 미인도와 같은 시류에 편승한 반짝 관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걸작품들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미술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특목고를 향한 교과서 심화학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미술품에 대한 깊은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된 책인데, 굳이 특목고를 겨냥해서뿐만 아니라 우리 것을 사랑하는 애국심의 한 방편으로서 우리 문화를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한 발판으로서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