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만난 톨스토이 2 - 꿈을 찾는 어린이에게 뒹굴며 읽는 책 15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다산기획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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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대문호로 너무나 유명한 작가이다.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 <부활> 같은 걸작을 쓴 작가이면서도,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품 안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따뜻한 사람으로 살 것을 촉구하는 짧은 글들도 많이 썼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도 바로 그런 것들이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글이다.

  이 책에는 <함지를 만드는 아이>, <기찻길에서 생긴 일>, <작은 새의 죽음>을 비롯해 마지막 글인 <토끼의 꾀>에 이르기까지 전부 20편의 동화나 우화가 실려 있다. 어린이가 주인공인 이야기와 토끼, 개미, 백조, 독수리,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그려진 이야기들이 대부분어서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아마 그 중에는 제목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귀에 익숙한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톨스토이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은 그를 아마 동화 작가나 안데르센이나 이솝 같은 우화 작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20편의 이야기 중에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전래동화와 비슷한 내용도 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였던 <함지를 만드는 아이>는 우리나라의 지게 이야기와 비슷하다. 노부모를 산에 버려야 하는 고려장이 행해지던 시절에, 할머니를 산에 버려두고 지게마저 두고 오려는 아버지에게 나중에 쓰기 위해 지게는 가져가자고 함으로써 아버지에게 효심을 일깨워준 아이 이야기와 비슷하다.

  이 이야기처럼,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는 현실과 먼 이야기도 아니고 환상 동화도 아니라고 한다. 러시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단순하고 솔직하게 그린 것들이라고 한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알려주고 어른에 대한 공경과 효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 및 곤충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가질 것을 유도하는 것들이다. 우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톨스토이의 이야기들도 교훈적인 성격이 강하다.

  가난한 농민 계도와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교육 사업에 전념한 그의 이력을 보면 왜 그가 이렇게 많은 교육 동화와 우화들을 썼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참다운 인간은 어때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으며, 아울러 그의 글은 물론이고 이 책에 실린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인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 모습, 풍경 등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요즘 같이 무한한 상상력에서 빚어진 화려하고 환상적인 판타지 동화-화려한 영상과 게임에 깃들여진 우리 아이들 세대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가 대거 출판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어쩌면 톨스토이의 이런 동화는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 조미료가 빠진 싱거운 음식 같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전한 생각을 위해서는 이런 책들을 읽고 사람에 대해,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깊이 있고 따뜻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이 책에는 이야기마다 ‘생각주머니’라고 해서 해당 이야기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문제들을 적게는 5가지에서 많게는 10가지까지 제시해 놓았다. 그래서 그냥 이야기만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관련해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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