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을 든 독갭이 채우리 저학년 문고 53
안미란 지음, 전필식 그림 / 채우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독갭이, 도깨비. 언어유희다. 그게 재밌어서 읽게 되었다. 표지에도 빨간 모자 위로 뿔이 뵤쪽하게 쏟은 도깨비가 황금 철가방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여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류의 책이라면 3학년인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철가방 하면 자장면집이 생각날 것이다. 맞다! 이야기의 배경도 왕진창중화요리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양섭이는 이 집의 아들이고 왕진창은 요리사이자 사장인 양섭이의 아버지 이름이다. 양섭이는 친구들의 자신의 집을 와장짱 중국집이라고 놀리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크게 내색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다. 그런 양섭이에게 엄마는 반장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웅변학원에서 반장선거에 나가서 읽을 연설문도 한 장 얻어 오신다.

  하지만 양섭이는 새학년이 된 첫시간에 자기 소개를 할 때도 떨려서 간신히 이름만 댈 정도로 남 앞에 나서서 얘기를 잘 하지 못한다. 이런 양섭이가 그래도 엄만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가게의 밀가루 창고에서 반장 선거문을 읽다가 황금 철가방을 든 독갭이 형을 만나게 된다.

  마침 양섭이네 가게에 배달원이 갑작스럽게 그만두었기 때문에 독갭이 형이 배달원으로 채용된다. 그런데 독갭이는 정말 도깨비였고 형의 황금 철가방은 요술을 부리는 도깨비 방망이였던 것이다. 그 황금 철가방에 물건을 넣어두면 어디로든 옮길 수 있었던 것이다.

  양섭이는 친구가 도둑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겁이 나서 그 친구가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얘기하지 못할 정도로 소극적이고 남에서 나서기를 지나치게 두려워 했는데, 독갭이 형의 철가방을 믿고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는 철가방은 고장나지만, 어느 새 양섭이는 전과 달리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두고 양섭이는 “꼭 행 되는 말이 있을 땐 고장난 왕양섭이 될 테야”하고 외친다.

  이처럼 이 책은 반드시 해야 할 말은 꼭 용기를 내서 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남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늘 마음속에 주인이 원하는 대로 요술을 부려주는 황금 철가방이 있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서 이야기하라고 말한다. 옳은 것은 옳다고 이야기하는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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