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차별에 맞서 지켜온 소중한 권리 이야기 UN 세계 기념일로 보는 열두 달 인권 달력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2
김주희 지음, 신민재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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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1963년 몽고메리에서 워싱턴까지 이어진 평화 행진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미국의 유명한 인권 목사인 마틴 루서 킹이 한 연설문의 한 문장이다. 마틴 루서 킹이 인종차별이 없어진 날을 꿈 꾸었듯이, 우리도 날마다 꿈을 꾸 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꾸는 꿈은 너무나 이기적인 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유엔이 정한 인권기념일들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살펴보면서 해당 월의 대표 인권 운동가의 활약상을 잘 소개해 놓았다. 1월에는 흑인 승객의 권리 찾기 운동을 한 로자 파크스와 마틴 루서 킹, 2월에는 고유한 문화를 지키는 도구, 우리글을 창제한 세종 대왕, 3월에는 여성의 재산권과 참정권을 위해 활동한 수잔 B. 엔터니와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 4월에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수많은 유대인을 구한 오스카 쉰들러와 안네 프랑크, 5월에는 어린이 노예 도동에 세계에 알린 이크발 마시흐, 6월에는 양심수를 위해 활동하는 앰네스티의 대표인 피터 베넨슨, 7월에는 일본의 원폭 피해를 되새기기게 만든 사다코 사사키, 8월에는 중남미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리고베르타 멘추 툼, 9월에는 ‘콜럼비아 어린이 평화 운동’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어린이 평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메이얼리 산체스, 10월에는 영국의 식민 정책에 평화로 저항한 마하트마 간디, 11월에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 반대 운동을 한 메리 베스 팅커, 12월에는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삼중고를 이겨내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일침을 가한 헬렌 켈러와 앤 셜리번이 소개되어 있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이렇게 달마다 인권 기념일이 있는 줄 몰랐다. 게다가 인권을 위해 애쓴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이 책에서 2월의 이야기의 주인공인 세종 대왕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인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숭고한 노력이 나와는 무관한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힘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세계가 보다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보통 인권은 천부인권이라고 한다. 인권은 하늘에서 부여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을 보니 그런 인권이 형편없이 짓밟혀지고 있는 곳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것을 느낄 것이다. 아마 딴 세상을 경험했다는 세상이 들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의 삶과는 너무나 무관한 일들이라서.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아이들도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의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이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런 수많은 분들이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였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아니 이 책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도 많은 걸 깨달았다. 특히, 값싼 초콜릿이나 커피를 먹으면서, 아니 보다 값싼 것을 찾으면서도, 그런 제품들이 그렇게 싼 값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다 커피 생산국들에서의 무자비한 어린이 노동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어린이 노예를 구한 작은 영웅 이크발 마시흐를 읽으면서 말이다. 한때 초콜릿이나 커피가 생산국에서의 어린이들의 노동력 착취에 의해 저가를 유지한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었고, 그래서 앞으로는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는 기사를 읽는 게 기억이 났다. 그런데도 금방 잊었다. 이래서 자주 그런 것들을 상기시켜 주는 책으로서 사람을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내가 보고 있고, 내가 겪고 있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부당한 것에는 그 어떤 노력이 따른다 해도 저항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키워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나의 권리가 소중하듯이 남의 권리 또한 소중한 것임을 알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또, 우리가 여전히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부당한 것에 맞선 용기 있는 분들 덕분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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