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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의 푸른 하늘 - 생활 팬터지 동화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40
후쿠다 이와오.시즈타니 모토코 지음,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살이는 참으로 오묘하다. 아주 작은 일이 큰 기적을 이뤄낼 수 있고, 별로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작은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우연히 베푼 작은 선행이 큰 감동을 주어 더 큰 감동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고, 무심코 버린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을 내어 온 산을 태우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감상이 바로 그랬다. 마코토가 이웃에 가지게 된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그 이웃 모두가 행복해졌으니 말이다.
마코토는 곧 헐릴 예정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미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가 이사 가고 9층에 살고 있는 에리코 누나, 6층에 살고 있는 스시마 할머니, 마코토 가족과 같은 5층에 살고 있는 아라키다 할아버지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코토는 이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었다.
그런데 에리코 누나의 우편물을 집배원 대신 전해 주게 됨으로써 에리코 누나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왜 그녀가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밖에 나가길 꺼려했는지도 알게 된다. 하지만 에리코 누나는 마코토의 행동을 보고 크게 변화돼 결국에는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예전의 생기를 되찾게 된다.
또한 늘 허름한 행색에 무섭게만 보였던 아라키다 할아버지와도 엘리베이터 사건을 계기로 서로 왕래하며 공부도 배우고 바둑을 둘 정도로 친해지게 된다. 스시마 할머니와도 간신히 인사만 했었는데 보다 친한 사이가 된다.
이들은 아파트가 헐리기 전에 이사를 해야 하는데, 늙어서 혼자 산다는 이유로 아라키다 할아버지만 집을 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다 새로 아파트 관리인으로 고용된 요코마스는 이들을 빨리 내보내기 위해 협박을 하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아라키다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마코토가 학교 마라톤 대회에 나가 달리면서 바라본 푸른 하늘처럼......
다행이다. 행복하게 끝을 맺어서...... 곧 철거가 될 아파트에 살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삭막함을..... 나도 전에 살던 아파트가 재건축이 확정되어서 헐린 적이 있어서 그 느낌을 잘 안다. 그런 데서 몇 달씩 살면서 외롭게 지내던 아이가 느꼈던 고독감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가 주위 어른들과 왕래하면서 정을 쌓지만 외로운 할아버지를 도와주지 못해서 안타까워 하는 아이 마음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행복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지만. 아마 이렇게 행복한 끝맺음이 옳을 것이고, 꼭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꼭 그래야 할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아니 우리 모두는 생각할 것이다.
아마 마코토의 관심이 없었다면 아라키다 할아버지는 마코토가 길에서 보았던 노숙자처럼 되었을는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한 조그만 관심과 사랑만이 세상을 따뜻하게 할 수 있음을 배웠다. 갑자기 아들이 물었던 게 생각이 난다. 왜 성냥팔이 소녀가 죽게 되었냐고? 성냥 팔아서 돈을 벌면 되는데...... 옆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