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팔다리가 모두 없는 일본의 장애인 청년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이야기다. 책에 살린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의 환하게 웃는 얼굴은 단지 억지 웃음인 사진찍기용이 아니라 생활의 활력이 실린 진정한 표정이었다. 이 책은 나온 지 꽤 된 책이다. 그가 우리나라를 다녀간 것은 1999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었다고 한다. 이 책도 그가 우리나라를 다녀가고 난 뒤에 나온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 책을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알려줬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실 그 당시에는 별로 이 책이 읽고 싶지가 않았다. 이런 종류의 책이 주는 메시지를 대충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럼에도 내가 뒤늦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아이들 독서퀴즈용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의 밝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이 책을 읽어주지 못한 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동안 삶에 대해 진지한 자세보다는 책 읽기에서 너무나 가벼운 재미만을 추구해 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함께 했다.

  그의 모습은 엄청난 장애인이다. 우리 일상생활의 기본 도구라 할 수 있는 사지가 없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장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근 20년 동안을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그의 부모님이나, 그가 다닌 학교의 선생님들 모두 웬만하면 그를 일반인과 똑같이 대
했다고 한다. 그런 주위의 환경 탓도 있지만 농구부도 하고 미식축구부도 하면서 자신의 장애를 이겨내고 일반적인 삶을 살려고 애쓴 그의 노력이 더욱 더 자신을 장애가 가진 사람이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게 했었던 것 같다.


  그는 일반인들과 똑같이 일반 학교에 다녔고 재수를 해서 와세대 대학의 정치학과에 입학을 했다. 거기서 그는 자신이 그런 몸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꼭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해 일하기로 마음먹는다. 지역단체에서 운영하는 마음의 장벽 없애기 운동에도 참여하고 여기 저기 강연회에도 참여해 장애인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도록 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몸을 긍정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의 오체 불만족-여기서 오체라 함은 머리, 두 팔, 두 다리를 말한다. 즉 몸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처럼, 그는 몸은 부족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 부족한 부분만큼을 마음으로 넉넉하게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그 마음으로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그를 보면서 나는 너무 안이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반성을 해본다. 장애우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는 책이기보다는 인생을 열심히 살라고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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