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전쟁의 진실 시공 만화 디스커버리 8
김제현 글 그림, 김차규 감수 / 시공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역사를 살펴보면 세계를 뒤흔들어 놓은 크나큰 사건들이 많았지만 십자군 전쟁처럼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동방과 서방에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도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종교를 지킨다는 미명 하에 수많은 학살과 약탈이 자행되어 왔다고 들었기에 정확히 어떻게 해서 전쟁이 촉발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쳤었는지 몹시 궁금했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내용을 만화로 쉽게 설명해 준다기에 이 책에 선뜻 손이 갔다.

  하지만 십자군 전쟁이라는 것이 거의 200년 가까이 지속되었고 단순히 국가 대 국가와의 전쟁도 아니었고 처음과는 달리 목적도 계속 변질되어 왔기에 만화로 표현되었어도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11세기 말 지중해를 둘러싼 이슬람 세계, 비잔틴 제국, 그리고 서유럽의 그리스도교 국가들의 투쟁이었기에 세 지역의 역사를 두루 알고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이슬람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는 학창시절에 자세히 배운 바가 없어서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왕에 대한 호칭도 술탄도 있고 칼리프도 있는 등 지역마다 고유 명칭이 있을 뿐 아니라 똑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곳에서도 수니파, 시아파 등 교파에 따른 투쟁이 있었기에 패권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만화를 통해 서유럽 세계와 동방 지역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보여 주려고 애썼으며, 이해하기 쉽게 중간 중간에 지도도 많이 삽입해서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책 중간에 정보 페이지가 없어서 맥이 끊키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책 뒷부분에 전반적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확실히 내용 정리를 할 수 있다. 

  본래 십자군 전쟁의 시작은 크리스트교를 믿는 서유럽 사람들이 중동의 예루살렘이라는 성지를 마음 놓고 순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1096년 1차 원정이 시작된 이래 1270년에 루이 9세가 일으킨 8차 원정까지 근 200년에 걸쳐 8차례나 원정이 있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처음 목적은 성지를 되찾으려는 종교적인 것이었으나 100년이 넘으면서 각자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약탈하거나 살상을 저지르게 된다. 따라서 이슬람 국가들에서 보면 십자군들이 자신들의 땅을 빼앗고 사람들을 마구 해치는 침략전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이 기나긴 싸움을 통해 이슬람 세계도 큰 변혁을 맞이하고 동양과 서양의 문물이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 서유럽에서는 교황의 권위가 떨어졌고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났으며 봉건영주와 기사가 힘을 잃는 등 서유럽 사회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은 십자군 전쟁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며, 그것이 동방과 서방 세계에 끼친 영향들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유럽 중심의 역사에 대해서만 배웠기에 이슬람 제국에서의 패권의 변화가 낯설긴 했지만 이슬람 역사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지하드의 기치 아래 잔악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이슬람군이 십자군에 비해 포용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편견도 고칠 수 있었다. ‘디스커버리(발견)’라는 제호답게 있는 그대로의 역사 알아보기 즉, 역사 바로 알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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