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왕 초등부터 새롭게 보는 열 명의 위인 2
윤예영 지음, 서른 그림 / 한림출판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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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다양한 역사책이 등장하고 있어서 역사책 읽기가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각 나라별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잘 정리한 역사서도 훨씬 더 풍성해졌고, 다양한 주제별 역사서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역사 상식을 키우는 데도 좋고 역사를 다각도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한 마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주제 역사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큰 업적을 세우거나 획기적인 전환기를 마련한 왕 10명을 소개해 놓고 있다. 광활한 제국을 건설한 광개토대왕, 백제의 전성기를 이룩한 성왕,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 삼국시대를 통일한 태종 무열왕, 최초로 자주적인 우리 민족의 통일을 이룩한 태조 왕건, 고려의 자주를 꿈꾸었던 공민왕, 조선의 기틀을 세운 세종대황, 명분의 시대에 실리를 쫓던 광해군, 변화의 물결 위해 꿈을 건설한 정조,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까지 열 분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왕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 시대에 연관된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알려준다.

  광개토대왕편에서는 중국에서 발견된 광개토대왕비를 둘러싸고 일본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했다는 것을 알려 주고, 또 백제 근초고왕이 일본 왕에게 하사한 칠지도를 설명하면서 일본이 이런 유물들을 왜곡 해석해 자신들에게 우리하게 역사를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또한 중국도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설명해 놓았다.

  선덕여왕편에서는 왜 우리나라 역사에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들려준다. 또한 삼국시대에 각 나라가 한강 유역을 차지하려고 애쓴 이유, 삼국 통일의 의미, 왕건이 후세에 남긴 훈요십조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밖에도 왕의 하루, 왕에 대한 호칭, 조선의 궁궐 이야기 등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정보 페이지에 담아놓았다.

  이 책에서 설명된 열 명의 왕 중에 공민왕, 광해군, 고종이 포함돼 있는 것이 의아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공민왕은 원나라 공주와 결혼했으며 신돈을 등용해 개혁정치를 펼치려 했으나 실패한 왕이었고, 광해군은 왕으로도 대우를 못 받는 인물인데 어찌 왕을 소개하는 책에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혼란스런 구한말에 주권을 일본에게 뺏기게 만든 고종에 대해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나름대로 시대를 개혁하기 위해 애쓴 인물들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공민왕 또한 원나라의 세력을 배척하고 자주적인 국가를 이룩하려 애썼고, 광해군은 동생인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궁에 가두는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당시 주변국가여서 명나라 후금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추진하기 위해 애썼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도 지적했듯이 조선 시대 역사를 살펴보면 광해군보다 더 심한 일을 하고도 끝까지 왕위를 지켰던 왕들도 많다고 한다. 만약 광해군이 쫓겨나지 않았다면 병자호란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역사에 만일이라는 말은 없지만 때로는 아쉬움과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일이 있다고 적어놓았다. 고종 역시 그렇다. 고종을 흔히 나약하고 명석하지 못한 인물이었다고 후대 사람들을 평한다. 고종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그런 평가를 내릴 만한 부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시대의 경제적 여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조건 등을 따져보면 그 모든 일이 왕 혼자서만 책임질 수 없는 일임을 밝혀준다. 즉 누구의 잘못임을 따지기보다는 반만년 동안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역사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힘주어 말하고자 위함이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고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왕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지만, 공민왕, 광해군, 고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일로써 한 인물에 대해 평가를 고정하기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전후사정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협한 역사관을 개혁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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