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롤리팝, 말괄량이 공부하기 보림어린이문고
딕 킹 스미스 글, 질 바튼 그림, 김영선 옮김 / 보림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하는 동화였다. 아기 돼지 한 마리가 이렇게 사람을 바꿔놓고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 그동안 돼지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가끔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 <아기 돼지 베이브>란 영화가 생각난다. 보통 돼지 하면 지저분하다, 게으르다, 먹기만 한다 등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름에도 불구하고 돼지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있는 걸 보면, 돼지가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게 부담 없는 동물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암퇘지가 나온다. 이름은 레이디 롤리팝이다. 옛날 옛날 먼 먼 나라에서 있었던 일인데, 이 왕국에는 먹기를 좋아하는 테오필루스 왕과 정원에 핀 꽃 감상을 즐기는 이설르윈 왕비와 말괄량이 공주 페넬로페가 살고 있었다. 페넬로페 공주는 8번째 생일 선물로 돼지를 선물받고 싶어했다. 공주의 소원에 따라 여러 돼지 중에서 가난한 소년 조니 스키너가 키우던 돼지가 선택되고, 공주는 그 돼지에게 롤리팝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 일을 통해 조니는 궁궐에서 보조 정원사로 일하면서 공주와 친구처럼 지내게 된다. 어느 날, 조니는 왕비에게 이제 공주가 글자를 배울 때가 됐음을 암시하고, 왕은 가정교사를 뽑게 된다. 하지만 돼지와 함께 공부해야겠다는 페넬로페의 강력한 주장에 가정교사를 사임을 하게 된다. 그 뒤 롤리팝이 병에 걸리고 그 병의 치료를 위해 마법사를 초빙하게 된다. 마법사는 롤리팝의 병을 치료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페넬로페와 조니의 가정교사가 되어 이들을 가르치게 된다.

  아이들은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어 가고 똑똑해지게 된다. 그러나 왕비로부터 뚱뚱하단 소리를 들고 상심한 왕은 살을 빼기기로 마음을 먹고 급기야는 거식증에까지 걸려 통 식사를 못하고 앓아눕게까지 된다. 이런 왕을 치료할 수 있는 약초를 돼지 롤리팝이 찾아낸다. 그 공으로 왕은 롤리팝에게 뭔가 선물을 하고자 하고, 이렇게 받은 선물로 롤리팝은 또 페넬로페에게 아주 기쁜 생일 선물을 주게 된다. 그 선물이 무엇인지는 책을 보시라...

  뭐 특별히 극적인 이야기는 없다.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는 모험도 없다. 하지만 잔잔한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크게 욕심내지도 않고 사람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왕은 공주에게 돼지를 바친 조니에게도, 돼지를 치료해주고 아이들을 가르쳐준 가정교사에게도 공작 직위를 주겠다는 말을 하지만(실제로는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조니와 마법사는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 가난한 조니도 기쁘게 돼지를 공주에게 바쳤으며, 마법사 또한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 주는데 그 때마다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페넬로페도 공주지만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가난한 농부 조니 앞에서 으스대거나 마법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처음 이야기를 보면 페넬로페 공주는 제멋대로였고 고집불통이었으며 공부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나중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도 배려할 줄 아는 마음 착한 공주로 변신하게 된다. 페넬로페를 그렇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조니의 진심어린 충고와 우정 그리고 롤리팝의 순종이었던 것 같다. 공주와 조니, 돼지가 서로 배려하며 지내는 속에서 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이 책은 말괄량이를 길들일 수 있는 건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랑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큰 것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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