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
이희진 지음 / 소나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고구려를 자기 나라의 지방 정권으로는 몰아가는 등의 중국의 역사왜곡 과정인 동북공정을 보면서, 한동안 연일 신문지상을 시끄럽게 장식했던 일본의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억지 때문에 너무나 화가 났었는데, 다른 나라 사람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니 몹시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러한 역사 왜곡은 이기적인 다른 나라에서나 자행하는 것인 줄 알았고, 식민사학도 일제시대에 있었던 줄 알았다. 그러나 해방된 이후에도 일제시대에 일본이 침략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자의대로 해석한 잘못된 역사 해석이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다니 너무나 놀라웠고 조속히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역사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것들이 좋은 역사서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 책에서 문제 제기된 부분들과 상통하는 것들이 없는 것만 봐도 좋은 역사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에서 지적한 것 같은 역사 주장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 아닐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일제시대에는 일제가 자신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리 역사의 많은 부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꿰맞췄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과거에 어떻게 우리 역사를 훼손했고 그 부분이 이제는 어떻게 바로잡혔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과거 일제시대에 자행됐던 우리 역사 왜곡만이 식민사학이 아니며, 그것보다 더욱 심각한 식민사학은 과거 일제의 사학자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원로 역사학자들이 과거의 잘못됐던 역사 해석을 바로잡지 않고 있으며, 게다가 이들이 후진을 양성하면서 어쩔 수 없는 힘의 논리에 의해 그들의 그릇된 역사 해석 방식을 그대로 후진들이 답습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신진 역사학자들 또한 출세를 위한 쉬운 길로 일본 역사 논문들을 베끼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신문지상에서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심심치 않게 들었었다. 그럴 때마다 왜 그런 오류들이 반복될까 무척이나 안타까웠었다. 물론 역사는 시대에 달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역사 교육을 시켜야 할 텐데 실수가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런 것보다 큰 문제는 우리 역사학계에 있는 식민사학의 잔재였다.

  이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인물이 도대체 누굴까 몹시 궁금했는데, 일본의 고대사 기록인 <일본서기>의 연표 조작의 주인공의 된 신공황후라고 한다. 그녀를 중심으로 삼국시대의 역사가 터무니없이 왜곡되었다고 한다. 죽은 자들은 말이 없어서 당시의 시대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보다 확실한 근거 자료를 토대로 하루빨리 신뢰성 있는 역사 해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할 때인 것 같다. 독도 수호도 바로 그런 역사 바로 알기 연장선상에서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너무 내 안의 역사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남이 보는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역사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다른 나라에 잘못된 알려진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잘못된 역사 해석부터 개선해야겠다. 현재 우리 역사학계의 잘못을 밝혀내고 바른 역사 해석이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는 의미에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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