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 내 짝꿍 눈높이 저학년 문고 33
조성자 지음, 남궁선하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상 한가운데에 금을 그려놓고 짝꿍의 연필이나 지우개, 필통 등이 금을 넘어오면

짝꿍을 괴롭혔던 이야기를 읽어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그런 일이 참 많았는데...... 요즘 아이들도 그런가보다.

  이 책의 주인공 민성이는 예쁘게 생겼으며 옷차림도 항상 예쁘고 여자다운 윤지와 짝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민성이의 키가 윤지 키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반에서 제일 뚱뚱한 소미와 짝이 된다. 그걸 보고 윤지와 짝이 된 재민이가 뚱뚱보와 짝이 됐다며 민성이를 놀리자, 민성이는 화가 나서 소미는 뚱뚱보가 아니라며 쏘아부친다. 그 소리를 듣고 소미는 민성이가 자기편을 들어주는 줄 알고 민성이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민성이는 소미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미와 짝이 된 게 못내 못마땅해 소미를 괴롭힌다. 책상에 금을 그어 놓고 소미가 금을 넘어오게 되면 허벅지를 꼬집는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소미를 보게 되면 화가 나서 또다시 소미를 괴롭히게 된다. 그러다 결국에는 소미도 잘 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소미의 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소미를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잘 맞는 이야기다. 요즘 같이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아이들 또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친구를 사귈 때에도 외모가 한몫을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마음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충고해준다. 사실 마음을 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한번 굳어진 선입견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명 사람마다 그 사람만의 특기가 있고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보려고 애써야만이 보인다는 것을 알려준다.

  민성이도 소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소미를 미워하면서도, 집에 오면 그런 자신이 싫어 자기 안에 새끼 악마가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소미를 꼬집는 것을 그만두지 못한다. 하지만 색종이를 잘 접는 소미를 보면서 소미를 다시 보게 된다. 아마 소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소미의 재능이 민성이에게는 더 대단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거쳐 민성이는 소미의 외모가 아니라 소미의 마음을 보게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지만 아이들이 공감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소미가 병원에 입원해서 환자복을 갈아입는 얘기에서 다소 코끝이 찡해지지만. 특히 글에 사용된 표현들이 아주 재밌어서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심술이 지글지글 찌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느니, ‘어깨에서 날개가 나와 하늘로 쉬웅쉬웅 올라갈 것 같이 몸이 가뿐했어요’ 같은 표현들은 참 재밌지 않은가? 즐겁게 읽으면서 마음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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