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내 친구 커트니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9
존 버닝햄 글.그림, 고승희 옮김 / 비룡소 / 1996년 5월

 커트니라는 큰 개 이야기다. 개를 키우고 싶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부모는 개 키우기를 허락한다. 물론 개를 돌보는 일은 아이들이 하겠다는 다짐을 받아 놓고서. 부모는 아이들에게 근사하고 멋진 개를 골라올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선택한 개는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개였다. 늙고 볼품없어서 정말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개였다.

  부모는 그 개를 보고 너무 실망하지만 아이들은 커트니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좋아한다. 그런데 이 개는 외양과는 다르게 저녁밥도 차릴 줄 알고 바이올린도 연주할 줄 알며 아기도 돌볼 줄 안다. 그런 개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이 집 아이들이 바닷가에 놀러가서 배가 떠내려가는 위험에 처했을 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이들을 구해준다. 환상적인 얘기다. 요리하고 악기도 연주하고 아기도 돌보는 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커트니가 형편없는 외모와는 달리 다재다능함을 가져듯이, 다른 사람을 외모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또한 커트니의 여행가방을 볼 때 많은 곳을 여행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커트니의 나이도 많았고. 그걸 볼 때 연륜이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은 일들을 원숙하게 처리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마치 노인에게는 오래 경험에서 나온 지혜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친구 같은 존재인 애완동물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도 서로 정을 나누면 도움을 주고 그리워하듯이 인간과 동물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방적으로 한쪽에서만 무엇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인 것 같다. 애완동물도 우리가 그들에게 정을 베푸는 것 같지만 그들의 우리 마음에 주는 위안도 사람이 주는 정 못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돕고 사는 세상임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존 버닝햄의 책이어서 다른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이 책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