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찾아 읽는 우리 옛이야기 7
김만중 글, 김원석 엮음, 윤종태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구운몽 하면 인생무상이라는 낱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줄거리만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서 인생의 허무만이 짙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국어에도 수록되었기에 전체 내용이 어떨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구운몽은 조선시대 숙종 대 서포 김만중이 쓴 우리나라 양반 소설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이다. 김만중이 남해로 유배를 갔을 때, 아들을 걱정하는 늙은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고 근심을 덜어 주려고 지었다고 한다.

  이러한 구운몽에는 동양의 3대 사상인 유교, 불교, 도교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한다. 불교적 특징은 형산에서 도를 닦는 주인공 성진이 인간 세상의 양소유로 태어나 살다가 다시 형산으로 돌아간다는 윤회사상과, 성진이 하룻밤 꿈속에서 온갖 부귀와 영화를 맛보고 깨어나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유교적 특징으로는 입신양명을 중시하는 것과 성진의 어머니에 대한 효도, 정 소저의 부모에 대한 효심 등 효도 강조에서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작품 전반에 두루 나오는 도인에 대한 이야기 등의 신선 사상은 도교적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유교, 불교, 도교 사상이 두루 섞여 있지만 김만중은 불교 사상을 주축으로 해 이상의 세계를 그렸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주인공 성진은 중국 형산 연화봉에 기거하고 있는 육관대사의 제자였으나 대사의 심부름으로 용왕을 만나고 오는 길에 8선녀를 희롱한 죄로, 인간 세상에 유배되어 양소유라는 이름으로 태어나게 된다. 그는 과거에 장원 급제하고 여러 나라의 난을 평정함으로써  월왕으로부터 위국공에 책봉되고 부마가 된다. 그 동안 그는 8선녀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8명의 여자들을 차례로 만나 그들을 아내와 첩으로 삼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산다. 하지만 말년에 인생무상을 느끼고 벼슬에서 불러나 부처님을 모시고자 마음먹는다. 그 얼마 뒤 그는 남악산에서 불경을 가르치는 노 대사를 만났는데, 대사는 이제 그만 꿈에서 깨어나라고 한다. 그 대사가 바로 육관대사였고 그간의 양소유의 일생은 성진의 꿈이었던 것이다.

  성진은 이로써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큰 깨달음을 얻고 불법에 정진하기로 한다. 팔선녀 또한 그 하룻밤의 꿈으로 크게 깨닫고 불법에 귀의하기로 한다.  

  옛날 소설 치고도 참으로 화려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양소유는 글이면 글, 악기면 악기, 전투면 전투 등 무엇이든 잘 하는 팔방미인이다. 외모 또한 출중하여 나라의 내노라 하는 여인들이 모두 그의 곁에 머무르고자 한다. 이런 줄거리만 놓고 보면 상당한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저자의 효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양소유나 정소저의 행동에서 부모에 대한 효성이 모든 일에서 우선시됨을 느낄 수 있다. 이 글 자체도 김만중의 노모를 위해 쓴 글인 만큼 옛사람들이 부모에 대한 효성을 얼마나 중요시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성진이 아무리 화려하고 만인이 부러워하는 삶은 살았지만 말년에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종교에 귀의하려고 한 것을 보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 욕심을 충족한다 해도 늘 허전함은 남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그처럼 물질적인 충족만으로는 인간이 행복할 수 없다. 마음의 충족을 느끼면서 살 수 있도록 매사에 만족하는 마음으로, 욕심을 덜 내면서 살라고 경고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한낱 꿈같은 인생, 목표도 없이 대충 살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찾고 나중에 후회 없는 삶이 되게 하라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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