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08.9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샘터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2500원이라는 참 착한 가격에 이토록 많은 글을 실어 주다니, 기쁘고도 놀라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게다가 그 안에 실린 내용이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하나라도 더 움켜쥐려고 모두가 눈치보고 경쟁하는, 어찌 보면 살벌한 세상에서, 숲속에서 부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처럼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안에 실린 글들을 보면 세상엔 아직도 착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그래서 세상은 여전히 살만 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장애인 구두를 만드는 남궁정부 씨의 얘기를 보면서, 몸소 체험하는 것만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 것이란 당연한 진리를 새삼 다시 한 번 새겨보게 되었다.

  자신이 불편한 몸이 되어보고 나서야 역시 불편한 몸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기꺼이 그들의 불편한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신발을 만드는 일을 가업으로 삼은 그 가족에서 사랑과 감사를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볼 때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다른 사람들을 이기고 높은 자리에 우뚝서게 하려고 공부하라고만 다그치는 내가 과연 아이들을 잘 교육하고 있나 하는 회의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다시 한 번 삶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참된 삶인지 돌이켜 보게 한다. 이런 글을 자주 봐서 그런지 내 마음이 전보다는 많이 너그러워진 것 같다.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의 구두 그림도 좋았다. 고흐하면 진한 노란 빛이 작열하는 <해바라기>나 노랑색과 파란색이 물결 흐르듯이 뱅글뱅글 도는 <별이 빛나는 밤>이 연상되는데, 그런 화려한 그림과는 달리 이 낡은 구두 한 켤레의 그림은 노동의 신성함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화가가 되기 전에 목사가 되고 싶어했다고 한다. 소명을 다 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소명을 다 한 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 이 구두라는 것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기에 이 그림에 대한 소개가 무척 반가웠다. 이처럼 샘터에는 각지각색의 사람 사는 이야기와 그림 이야기, 책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 세상이 살아움직이고 있음을 깊게 느낄 수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내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샘물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